제휴사 확보 난항…1단계 사업보다 참여 업체 저조
전산시스템 도입·인력 확보 등 비용문제로 손사레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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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이지은 기자> 한국은행이 ‘거스름돈(잔돈) 계좌입금서비스’의 추가 제휴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통사들은 비용 문제로 참여를 꺼리는 상황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2019년부터 잔돈 계좌적립서비스에 참여할 유통사업자를 모집했지만 현재까지 이마트24, 미니스톱, 현대백화점 3사 외 참여업체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의 하나로 1단계 선불카드 적립서비스에 이은 2단계 사업이다. 이마트24, 미니스톱, 현대백화점에서 결제 후 잔돈이 생기면 소비자의 은행 계좌에 즉시 입금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신한‧기업은행 등 15개 이상 금융기관들이 참여 중이며, 은행 간 업무처리를 위한 전산시스템 운영은 금융결제원이 담당한다. 

당초 한은은 잔돈 계좌입금서비스를 통해 현금 발행과 유통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의 감축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금 거래로 발생하는 거스름돈을 보유해야 하는 데 따른 불편함도 크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서비스에 참여할 제휴사인 유통사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는 점이다. 새로운 전산시스템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력 및 비용 문제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은은 해당 서비스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제휴 유통사에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한 초기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유통사들의 참여를 유도하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공적 사업 성격을 띠다 보니 가맹점에 돌아가는 수수료도 없을뿐더러 서비스 시행 이후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계산 때문이다.    

편의점업계는 전산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각 점포에 배포하더라도 시스템 관리 인력, 점포별 교육, 서비스 고객 응대 등 기존에 없었던 비용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만들고 각 점포에 배포 및 교육시키는 과정, 관리 인원 채용,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라며 “그나마 편의점이 포스기 시스템이나 인력이 갖춰져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히려 1단계 사업보다도 참여사가 저조하다. 선불카드 적립서비스 시행 당시 유통 업체마다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고 현금으로 대체해달라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증가하면서 2단계 사업을 시행했지만, 현재 제휴한 유통사는 3곳뿐이다. 1단계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세븐일레븐, CU 등 6개 유통사와 SSG머니, L.POINT 등 10개 선불전자지급수단 사업자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제휴사를 확보하기 위해 유통사와 접촉도 하고 회의도 진행했지만 코로나19 영향과 유통사 내 전산시스템 도입 및 설치, 인력 확보로 발생하는 비용 때문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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