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삼성 이어 종 수술비 개정
수술코드 따라 지급…보상 이슈 ↓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메리츠화재, 삼성화재에 이어 '종 수술비' 특약을 손봤다. 높아지는 손해율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초 상해 1~8종 수술비 신담보를 신설, 운전자보험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운전 중 또는 일상생활에서 상해로 발생하는 수술에 대해 △1종 30만원 △2종 30만원 △3종 60만원 △4종 150만원 △5종 600만원 △6종 1000만원 △7종 2000만원 △8종 3200만원 등을 보장한다. 1회 입원, 통원당 연간 1회 보장해 준다.

창상봉합술(오염조직을 잘라내고 상처를 꿰매는 치료)이나 핀제거수술도 1종에서 30만원을 보상해준다. 예컨대 계단에서 미끄러져 손목 골절로 핀삽입술과 제거수술을 받게 될 경우, 상해수술비에서는 면책인 핀 제거술을 종 수술비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슬관절 골절수술이나 외상성 뇌출혈 수술도 각각 3종과 7종에서 보장받을 수 있다.

최근 손해보험사들은 종 수술비 특약을 개정하는 추세다. 앞서 4월 삼성화재는 종 수술비 특약을 건강보험 급여·수술코드 열거방식으로 하는 1~8종 수술비 특약을 신설한 바 있다. 손해보험사 최초로 메리츠화재는 올 초 기존 1~5종 수술비 보장에서 1~7종 수술비로 바꿨다. DB손보도 종 수술비 특약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종 수술비란 수술의 종류를 경중에 따라 1~5종 또는 1~7종, 1~8종으로 나눠 각 종에 해당하는 수술을 받게 될 경우 정액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이다. 보장 범위가 넓은 데다 간단한 수술에도 높은 수술비를 보장하는 탓에 영업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설계사들이 보험 판매를 할 때 내세울 수 있는 게 많이 없다"며 "손보 시장에선 종 수술비 특약, 유병자 보험으로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높은 손해율이 걱정이다. 보장 한도를 축소하자니 타사 대비 상품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에선 롯데손보의 종 수술비 특약 개편을 두고 보험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보고 있다.

모호한 보험약관으로 분쟁을 낳았던 수술비 지급 이슈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1~5종 수술비 특약이 약관상 '수술의 정의'에 해당하는 수술을 보장하는 것과 달리 1~8종 수술비 특약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관리하는 수술 코드인 ‘ADRG’ 기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다.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신규 수술이 추가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해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기존 수술비 특약 약관에서는 수술을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의료기구를 사용해 생체에 절단, 절제 등을 가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절단이나 절제 등 외과적 수술을 대체하는 수술기법이 늘면서 보험사와 가입자간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리스크관리 체계가 미흡하다고 지적을 받았다"며 "종 수술비 특약을 개정해 보험손익 관리와 함께 수술보험금 지급 정의를 명확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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