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국내 금융권 전체 이사 중 여성 비중이 약 12%에 불과하다며 ‘성별 비대칭’을 콕 짚어 지적했기 때문일까.주요 금융지주들은 올해 슈퍼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 선임 확대를 중점으로 이사회 인적 구성 변화를 꾀했다.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여성 신임 사외이사 선임을 안건에 올려 통과시켰으며 KB금융은 설립 이후 최초로, 신한금융은 14년 만에 여성 이사회의장을 앉히기로 했다.일각에선 이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기류가 흘러나온다. 여성 사외이사를 몇 앉히는 게 정부 시선을 돌리기 위한 보여주기식에 지나지 않아 보인
‘판매기한 단 2일 남았습니다’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단기납 종신보험을 포털서 검색하면 쉽게 볼 수 있는 광고 글이다.2024년 새해 벽두부터 보험업계 내 단기납 종신보험의 절판 마케팅이 불거졌다. 절판을 부추긴 건 금융사의 관리·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이다.금감원이 단기납 종신보험에 칼을 빼든 건 지난해 7월이다. 생보사들이 앞다퉈 고(高) 환급률을 탑재한 단기납 종신보험을 선보이며 환급률 과당경쟁이 과열되자 5년납, 7년납 환급률을 100% 이하로 제한하도록 손질에 나섰다.그러자 지난해 말부터 단기납 종신보험은 5, 7년
전(全) 금융권 협회와 중앙회, 한국신용정보원 및 12개 신용정보회사가 서민·소상공인 약 290만명의 최근 2년간 연체 이력을 공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코로나19 여파에 더해 고금리, 고물가가 장기 지속하면서 신용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돕겠다는 취지다. 지난 11일 민·당·정 협의회에서 논의된 걸 수용했다.(관련기사 : 2024년 1월 5일자 보도, 금융권, 서민·소상공인 290만명 신용사면)당국은 이번 지원 방안으로 약 290만명이 신용을 회복해 대환대출, 카드발급 등의 금융거래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
최근 DGB금융그룹 회장 선임을 앞두고 차기 회장후보가 초미의 관심사다.DG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자 선정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현재 13명의 명단을 확보하고 1월 초까지 롱리스트를, 1월말 또는 2월 초까지 3명의 숏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그리고 3명을 대상으로 면접 등을 통해 면밀하게 살펴 본 뒤에 최종 후보자를 2월 말까지 선정할 계획이다. 그런데 각종 언론에 5-6명의 유력후보자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DGB금융 그룹의 수장은 일반적인 조직 리더의 조건에 추가되는 항목이 있다.지역경제의 버팀목으로 수 많은 기업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가 불발됐다. 부산에 대한 규모의 경제 발전 효과를 기대케 했던 범정부적 과제가 무산된 것에 국민의 아쉬움과 허탈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 분위기다.그 불똥이 난데없이 산업은행으로 튀고 있다. 정치권에서 엑스포 유치 실패를 향한 비판 여론을 진화하고 지역 민심을 달래는데 ‘산업은행 부산 이전 성공’을 천명하고 나선 거다.여당 지도부는 30일 열린 ‘당 대표·부산지역 국회의원 현안 회의’에서 엑스포 유치 실패에 유감을 표한 후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반드시 연내 처리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기조를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로 국내 증시의 선진시장 편입의 꿈도 멀어졌다. 명분은 시장의 신뢰 회복이지만 심중엔 총선 표심에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이번 금지는 그간 있던 세 차례의 공매도 전면 금지와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 공매도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등 세 차례 거시경제 변수로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할 때 이뤄졌다.경제가 녹록치는 않지만, 현재를 국가적인 경제위기로 보긴 어렵다. 시장의 불안 때문에 공매도 전면금지에 나서겠다는 논리 보단 5개월 남은 총선에 눈길이 갈
‘서민 주머니 털어 돈 잔치’,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장사’, ‘금융 카르텔의 온상’.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 중인 은행권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이자 장사로 쉽게 돈 벌며 제 식구 배 불리기에만 주력했다는 비판이다.은행은 예대차익으로만 창출해낸 수익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갈수록 벌어지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극은 여론의 반응을 더욱 냉담케 한다.은행연합회가 운영하는 소비자 포털에선 매월 말 은행별 예대금리차 공시가 이뤄진다. 금융위원회가 ‘친(親)소비자 금융’을 강조하
“상장지수증권(ETF) 베끼기 관행이 투자자한테는 좋은 거 아니에요?”거래소가 베끼기 관행을 근절한다는 소식으로 얘기를 나누다 취재원에게 들은 말이다. 상품을 따라내지 못하도록 신상품 상장에 엄격한 규제를 두면 오히려 투자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고, 보수료 인하 경쟁도 결국 투자자 입장에선 낮은 비용을 내면 되니 좋은 게 아니냐는 논리였다.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에 즉각 답을 하지 못했지만, 조금만 대화가 이어지자 바로 '그럴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당시엔 베끼기 관행이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어감에 묻혀 사안을 한 쪽으로만 보
최근 지방은행들이 각종 내부통제 부실 이슈에 휘말리며 시끌시끌한 분위기다.BNK경남은행에선 부동산PF 대출을 담당하던 직원의 대규모 횡령 사건이 터졌다.서울 소재 경남은행 부동산투자금융부 부장을 맡던 이모씨는 지난 2007년부터 15년간 562억원에 이르는 돈을 횡령했다.이모씨는 올해 1월 투자금융기획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때까지도 경남은행이 횡령사실을 몰랐다는 건 납득이 가지 않는다.지난 4월 1일 부임한 예경탁 은행장은 큰 도둑이 있단 사실을 지난달 18일이나 돼서야 알았고 이틀 뒤 지주 측에 보고해 뒤늦은 진상파악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가 힘에 부친 모습이다. 최근 또 다른 체납업체가 나왔다는 소문이 돈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이곳에선 현실이 되고 있다.반년 새 영업을 중단한 업체가 둘이다. 지난해 불안정한 시장경기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은 까닭이다. 연체액이 급증함에 따라 투자자 수요가 줄었고 결과적으로 대출잔액도 속속 빠지고 있다.올 5월 기준 업계 총 연체율은 9.9%다. 지난 2월(7.6%)과 비교하면 3개월 새 2.3%포인트 급등했다. 이 같은 추이는 온투업이 제도화되기 전에나 볼 수 있었다.온투업법 제정 전인 지난 2020년 5월 P
“국토부와의 회의에서 구로 차량기지 이전은 무산이 아닌 중단임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전일 오후 7시 서울 구로구 구일고등학교서 개최된 ‘구로 차량기지 이전 주민 설명회’에서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이하 GA협회) 협회장이 한 말이다.설명회에 김용태 협회장은 GA협회장이 아닌 국민의힘 구로을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낮에는 협회장으로서 GA업계 주요 과제를 살피고, 밤에는 지역 현안을 돌보는 정치인 김용태가 공존하는 것.GA업계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7일 GA협회는 제7대 협회장으로 김용태 전 3선 의원이 취
새마을금고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자 무분별하게 자산을 늘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리스크가 터져 나온 영향이다.새마을금고가 배포한 이례적인 횟수의 보도해명 자료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새마을금고는 올 3월말부터 4월 중순까지 2주라는 짧은 기간에 6건의 해명자료를 냈다.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도 3차례 비슷한 성격의 자료를 낸 걸 고려하면 총 9번이다.문제는 이런 자료들이 더 큰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한 단순 항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뱅크런 등의 유동성 우려를 표
정부 사정기관이 은행들을 들쑤시고 있다.잘못된 경영·영업 관행을 찾아내 바로잡겠다는 취지인데 업계 관계자들은 “법치(法治)를 명분 삼아 관치(官治)를 넘어 권치(權治)가 벌어지고 있다”며 볼멘소리다.신한은행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세청의 검사 표적이 됐다. 사정기관 세 곳이 비슷한 시기 같은 곳을 동시에 검사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공정위는 예금·대출 금리 담합 의혹에서 비롯된 직권조사, 국세청과 금감원은 정기검사였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돈 잔치’ 비판 직후 이뤄진 터라 압박 강도가 유난히 거셌다. 현업 부서에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기관장이 은행을 공공재로 규정하고, 공적 기능 강화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편승해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둬 ‘돈 잔치’를 벌인 은행권에 찬물을 끼얹은 거다.금융당국은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도 구축했다. 고배당 레이스에 제동을 걸고,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도 손 볼 계획이다.5대 시중은행의 과점체계를 해소하겠다며 칼을 빼 들었는데, 은행의 기능별로 라이센스를 쪼개는 ‘스몰라이센스’와 기술 기반의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챌린저 뱅크’ 도입을 검토 중이다. 신규 은행 허가 문턱을
해마다 12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는 지방 지주사 및 자회사들의 CEO와 임직원들의 정기인사가 이뤄진다. 하지만 임원이 연임을 하거나 직원이 임원이 되려면 우선적으로 지주 회장의 눈에 들어야 한다, 그래서 후보군은 회장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되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학연·지연만으로 임원에 선임이 돼 함량 미달된 임원들이 있다는 점에 있다.A 지주를 보면 회장과의 동문이라는 이유로 은행에서 임원직을 4년 동안 유지하고, 자회사에 가서도 임원을 한데다, 또 다른 자회사로 이동해 현재 CEO까지 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보험료를 내릴 수 있을까. 그간 보험업계에 호재로 여겨졌던 금리 인상이 악재로 돌아오고 있다. 올해 급격한 재무건전성 악화로 한바탕 곤란을 겪은 뒤, 이번에는 보험료 인하에 대한 부담으로 속을 앓는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은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기존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보험사의 고민이 발생한다. 높아진 이익률은 보험사의 예정이율에 반영돼 보험료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어서다. 실제 올해 금리 인상으로 생보사들의 투자손익
지난달부터 은행연합회가 운영하는 소비자 포털에 은행별 매월 예대금리차와 금리인하요구권 실적이 공시되고 있다.두 공시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강조해온 ‘친(親)소비자 금융 공약’의 하나다. 금융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충족시켜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기대와 다른 부작용에 시행 첫 달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이다.예대금리차 공시제는 소비자가 은행별 예대마진율을 직접 비교해보고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은행 간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문제는 공시되는 금리정보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등록 심사에 업무가 치중돼 있다. 추후 심사과정을 마무리 지으면 부족한 사항에 대해 보완할 계획이다.”온투업체 감독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감독국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3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취재를 이어가는 동안 위의 말을 반복해 들었다. 시간이 흘렀지만 업권 내 미비점은 개선되지 않았고 감독·관리는 여전히 뒷전이다.온투업계가 제도권에 안착하기 위해 심사기준이 까다로운 등록제로 운영한다는 점은 수긍이 가지만, 산적한 과제들과 심사업무 비중을 고려하면 비효율적이다.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심사에만 힘
"어차피 1년마다 올리니까 3세대는 일단 건들지 말라는 거죠. 연말에 한번 상황을 보자. 그러면서 4세대 할인도 좀 연장하자고 같이 말이 나왔어요." 실손보험료에 대한 한 보험사 관계자의 말이다.지난 5월부로 3세대 실손보험(착한 실손)이 인상주기를 넘겼다. 인상 시기는 내년 1월로 미뤄졌지만 불확실한 상황이다. 출시된 지 5년이 지났음에도 보험사들은 정부 눈치에 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하고 있다.지난해 3세대 실손보험의 경과손해율은 107.5%다. 보험사가 100만원을 보험료로 받았을 때 지급한 보험금이 107만5000원이라는 의미다
불법사금융이 판을 치고 있다. 아연하게도 선의에서 비롯된 결과다.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한 정책이 되려 서민들을 불법사금융권으로 내몰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건수는 14만3907건으로 전년 대비 12%(1만5369건) 증가했다.역대 최대치다. 서민과 취약계층을 주 대상으로 하는 '메신저피싱'과 고금리·불법추심 등 불법대부 피해에 대한 신고가 급증한 탓이다.불법사금융이 기승을 부리는 건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취약차주들이 금융 제도권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