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비교기업에 KB·신한 빼고 해외 핀테크社 올려
수익·성장성 플랫폼 구조서 기존 은행과 차별점 강조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IPO 프레스톡에서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IPO 프레스톡에서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다.(사진=카카오뱅크)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내달 코스피(KOSPI)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은행만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최근 제기된 공모가 거품 논란 불식에 나섰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0일 IPO(기업공개)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는 영업모델, 수익성 구조 측면에서 시작부터 다르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 성장세가 다른 새로운 섹터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지속되고 있는 공모가 고평가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키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IPO를 통해 6545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공모가 예상액은 3만3000~3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총 상장주식 수가 4억7510만주임을 감안했을 때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15조6783억~18조5289억원(희망 공모가 밴드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시가총액 1위 금융회사인 KB금융의 시가총액은 약 23조8000억원이며 신한지주 시가총액은 약 21조원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13조원, 8조원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상장 후 공모가보다 30%(예상 공모가 최상단 기준)만 올라도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단숨에 한국 최대로 올라서게 된다. 시장의 기대대로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 2배 후 상한가)을 기록하면 KB금융 시총의 약 2배 수준까지 바라볼 수 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 예상 기업가치에 거품이 과도하게 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논란의 핵심에는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ER)이 자리한다.

카카오뱅크 지난해 당기순이익 1136억 원과 공모가 상단 시가총액을 적용한 PER은 약 163배다. 해당 업종의 평균 31.5배와 비교해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일반 은행과 사업 운영 구조가 다른 인터넷은행을 기존 금융사와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특례법에 따라 인터넷은행은 IT와 결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금융혁신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끌다 보니 일반 은행과 영업이익 창출 프로세스가 다르고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 체계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에 국내 은행이 아닌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컴퍼니,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 뱅크 최대 주주인 TCS홀딩, 스웨덴 디지털 금융 플랫폼 노르디넷, 브라질 핀테크 업체 패그세구 등 외국 핀테크 업체만을 포함했다.

윤 대표는 비교기업에 국내 은행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 “인터넷은행은 모바일 기반 비대면 영업이라는 굉장한 특수성이 있다”며 “영업이익과 수익성 구조는 물론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성까지 국내 상장 다른 은행과의 차별점이라 생각해 국내 산업을 쓰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인터넷은행이 등장하기 전까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만 은행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힘들었으나, 카카오뱅크는 1615만명의 고객과 1년반만의 흑자 전환 등을 통해 그 가능성을 증명했다”며 “코스피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오는 26~27일 청약 거쳐 다음달 6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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