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세…1분기만에 1조 육박
금감원 “변동추세 지속 모니터링중”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금리 상승에 증권사의 채권평가손실이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평가손실이 채권투자 손실이 증권사들의 하반기 실적을 하락시킬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실은 9914억원으로 1분기 만에 1조원을 육박했다.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실 규모는 협회가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9년 이후 최대치다. 1분기 기준 채권평가손실 평균치인 2762억원의 4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평가손실은 대폭 늘었으나 손실과 상계처리 되는 평가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지난 1분기 채권평가이익은 2438억원으로 1분기 평균 4833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적은 편이다. 

채권평가손실은 줄곧 0%를 유지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 1월부터 1%대로 급등하면서 폭증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월까지 0~1%대 등락을 반복하다가 3~6월 1%대 초반을 유지했다. 하반기의 첫 달인 이달 들어선 1%대 중반을 향하다가 지난 15일엔 1.49%로 52주 최고치를 찍었다.

시장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실 규모가 2분기엔 더 크거나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채권평가손실이 증권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최대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엔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투자중개 수익과 자기매매 수익이 채권손실을 보완했지만, 이런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진단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이 예고되는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평가손실 규모가 더 불어날 확률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면서 “상반기만큼 위탁매매 수익이 손실을 커버해줄지는 미지수인 상태다. 증권사들은 듀레이션(채권만기) 관리와 헤지 등을 통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증권사의 채권평가손익 현황을 분기별로 들여다보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2분기 전체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익 현황을 내부적으로 점검했다”면서 “분기마다 평가손실이 쌓이면 증권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금리 변동 추세를 지켜보며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익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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