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순익 전년 동기 대비 21.7% ↓
한투증권 충당금 약 600억원 반영

<대한금융신문=강수지 기자> 한국금융지주의 올 2분기 지배순익(연결 기준)이 악화됐다. 한국투자증권이 라임 등 부실 사모펀드와 관련해 전액 보상을 결정하며 자산관리(AM) 부문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3일 한국금융지주에 따르면 올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302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4.8%, 전년 동기 대비 21.7% 감소했다.

순영업수익은 7036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8.9%,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다.

특히 금융자산(부채)평가 및 처분손익의 경우 619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6.5%, 전년 동기 대비 49.2%나 감소했다.

한국금융지주의 실적을 악화시킨 주요 원인은 한국투자증권의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 약 600억원에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지난 6월 라임자산운용 등 판매책임 논란을 야기한 부실 사모펀드와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 전액을 보상키로 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원금 보상을 결정한 이유는 사모펀드 논란이 다른 기타 사업의 진출·확대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모펀드 충당금을 제외하면 한국금융지주는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을 바탕으로 우수한 지배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별다른 대형 기업공개(IPO 없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바탕으로 투자은행(IB)수익 16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수치다.

이자수익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0.9% 성장한 2890억원을 기록했다.

운용부문 수익은 17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 감

소했으나 전년 동기의 KOSPI 급등과 이번 분기의 금리 상승을 고려하면 선방한 결과다.

한투증권 외에 다른 계열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각각 순이익(별도 기준) 293억원, 283억원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게다가 3분기부터는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지분법이익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다.

지분법은 투자회사가 피투자회사의 주식을 20% 이상 갖고 있을 때 피투자회사의 이익이나 손실을 투자회사의 손익에도 지분율만큼 반영하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메리츠증권 김고은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이 한국금융지주의 올 2분기 실적을 악화시킨 주요 원인”이라면서도 “IB부문 실적이 견조하고 발행어음 잔고가 8조원을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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