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등 자본 투입으로
사업 확장과 레버리지 지원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4대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사업 확장과 레버리지 배율 준수를 위해, 캐피탈사를 향한 금융지주사들의 지원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지주계 캐피탈 4곳(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4468억원으로 전년 동기(3043억원) 대비 46.8% 급증했다.

회사별로는 신한캐피탈이 1313억원으로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서 하나캐피탈 1255억원, KB캐피탈 1075억원, 우리금융캐피탈 825억원 순이었다.

지주계 캐피탈사들이 높은 성장세를 보인 건 지주 차원의 지원이 있어서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은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유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비은행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레버리지 배율을 준수해야 하는 캐피탈사들은 자체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레버리지 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으로 기업이 타인자본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은 여신금융회사의 과도한 외형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캐피탈사들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는 9배, 2025년부터는 8배로 배율을 관리해야 한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사업을 확장하라는 의미다.

지난 1분기 기준 지주계 캐피탈 4곳의 레버리지 배율은 각각 신한 8.6배, 하나 8.7배, KB 8.7배, 우리금융 9.6배였다. 우리금융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내년 기준을 준수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기에는 다소 불안한 수준이었다.

금융지주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캐피탈사의 자본 확충을 돕고 있다. 영업자산을 확대할 여유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이후 금융지주가 캐피탈에 증자한 금액은 총 3500억원이다. 지주별로는 지난 7월 하나가 2000억원, 6월에는 신한이 1500억원을 캐피탈에 투입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인수 이후, 5월 우리금융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유상증자 효과를 냈다. 오는 10일 나머지 주식에 대한 처분도 이뤄질 예정이다.

당기순익 증대로 지주 내에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상반기 신한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2조4000억원 중 신한캐피탈이 차지하는 비중은 5.4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비중 4.69%보다 0.78%포인트 가량 상승한 수치다. 하반기 지주들의 캐피탈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이유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사업의 확장성이 넓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가 좋다”며 “대출규제 등으로 은행에서 영업이 제한되자 비은행을 밀어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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