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및 다각화로 순익↑
수수료 인하 명분 될까 우려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카드사들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수수료율 인하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의 당기순이익은 1조1654억원으로 전년 동기(8342억원) 대비 39%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이 완화됐고, 비용 절감과 사업 다각화 노력이 주요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카드론이 순익 증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1분기 전업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8억원으로 전년 동기(30조3047억원)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정부의 1금융권 대출 규제에 카드대출 수요가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순익 증가에도 카드업계는 걱정이 앞서는 눈치다. 금융당국에게 수수료율 인하를 감당할 여유가 있다고 비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2년부터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3년마다 재산정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18년 재산정 때에는 매출 30억원 이하의 가맹점에게 우대 수수료율(0.8~1.6%)가 적용됐다. 현재 전체 가맹점의 96%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카드업계는 수수료율이 이미 원가 이하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업 카드사 8곳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7조828억원으로 2018년(7조9112억원)보다 8264억원이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호실적은 결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대출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며 “만기연장, 상환유예 등으로 연체율이 낮아지면서 대손비용이 감소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코로나라는 특수 상황에 따른 호실적인데 수수료 인하에 빌미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금융위원회와 카드업계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을 산정하고 있다. 오는 11월 말에는 최종 수수료율이 확정,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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