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성공의 5계명


사무소 통한 철저한 사전준비 중요

파견, 유학 등 전문인력 양성 주력

고급 이미지 걸맞는 사후관리 보장
 
 
지난 1995년 중국 화동지역에 가장 먼저 진출해 한국계 은행 가운데 최고의 실적을 시현하고 있는 우리은행 상해지점 김대식 지점장은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 5가지를 소개했다.

김 지점장이 내세운 5대 성공요인은 △철저한 사전준비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 △중국전문가 양성 △기업시민의식의 함양 △고급이미지 구축 등이다.

우선 중국을 여러지역으로 분류해 대상지역을 파악하는 작업을 선행함으로써 앞서 진입한 외국금융기관과의 차별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른바 중국을 하나의 거대 시장으로 보지 않는 한정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이는 지역에 따라 우수인력의 분포에서부터 사회적 안정성, 자원조달 코스트, 기술지원 필요성 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진출대상 지역의 특징을 집중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외자계 기업들은 최소투자비의 규제가 없는 대표사무소를 설치해 교두보로 활용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시작에 앞서 사무소를 선호하고 있다.

특히 사무소를 통해 파트너에 대한 조사에서부터 중장기 협약체결, 상품개발 정보수집 등 시장조사는 물론 자사의 존재를 홍보해 정부관련자들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지인맥과의 파트너십도 아주 중요하다는 게 김 지점장의 설명이다.

자국업체를 우선시하는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중국 국내 금융기관 및 금융관련 부서와의 ‘관계’(關係)’를 통해 정부관료의 생각, 정책과 규정의 변화 등을 주시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인과의 관계 형성에는 오랜시간과 신뢰구축이 필수적이지만 지나치게 관계에 의존하는 것은 존립기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거대한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또다른 비결로는 전문가 양성을 꼽는다.

전사적 차원에서 중국TFT를 운영하고 현지와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국내외 기업의 진출 실패 사례를 연구해 반면교사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내 전문가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어학연수, 현지조사 활동 등으로 중국에 관한 관심을 유발하되 단순한 어학연수보다는 현지파견 또는 현지유학의 방법으로 중국인들과의 연대를 구축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중국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하나은행의 경우 칭화대 MBA과정에 대한 직원 연수를 집중하고 있다.

행내 전문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하나은행은 직원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주말 중국어강좌 및 중국어 연구회를 통해 인재풀을 확보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또 칭화대학의 조선어과 학생들에게 매년 2명씩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이들이 졸업하면 중국 현지점포에서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풍부한 전문가 인력 확보가 바탕이 되면서 하나은행은 오는 2009년까지 중국 북경 및 천진지역, 성도 난주, 남경과 청도국제은행 산하에 4개 지점 등 모두 7~8개에 달하는 지점 개설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 상해지점 김 지점장은 이어 사회친화적 마케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부 형태로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지역주민과의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는 한편 사회친화적 스폰서링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지점장은 또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을 홍보하는 방법으로 가계의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중국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 구축 또한 성공의 한 축으로 지목했다.

애니콜의 성공 사례를 언급한 김 지점장은 전 가격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노키아가 디자인과 품질이 뛰어난 고가품인 애니콜보다 브랜드력에서 뒤진다며 중국기업을 통해서는 접할 수 없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의 발달로 중국 소비자들은 전세계 유명 브랜드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으며 선진 금융상품 및 브랜드에 대한 지식 수준도 뛰어난 만큼 중국내 국내은행과는 다른 고급, 차별적, 이국적인 이미지를 제공해야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해 외국 금융기관의 이미지에 맞게 고급스러운 객장을 통해 고객에게 신분상승의 느낌을 제공하고 다른 고객에게는 선망의 대상으로 각인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PB센터 등을 통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해 고급이미지에 걸맞는 철저한 사후관리를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편중현상 갈수록 심화
 
 
    한 건물에 2개 은행 입주

    내륙지역 영업망확충 필요
 
 
우리나라 은행들의 중국 진출지역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또한 진출 형태도 사무소를 통한 지점 승격이라는 획일적인 방법을 주로 택하고 있다.

말로만 외치는 현지화 전략도 현지인을 고급 책임자로 채용하는 않는 현실로 비춰어 볼 때 구호성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동북3성으로 눈을 돌린 국내 은행의 중국 진출 경쟁은 한 건물에 국내 은행 2곳이 모두 입주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물론 한 건물에 입주한 두 은행의 관계는 소원하다 못해 적대시하고 있을 정도로 최악이다.

이로 인해 각종 행사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등을 돌릴 만큼 두 은행 관계자들은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드넓은 중국 대륙에서 두 개의 은행이 한 건물에 입주할 정도로 지역 편중 현상은 극에 달해 있는 것이다.

중국 사정에 정통한 은행 관계자들은 근시안적인 전략에서 벗어나 내륙지역으로 영업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진출 형태로 합작은행이나 다국적 투자은행으로 진출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금융시장의 현실을 감안한 현지화 전략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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