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성장잠재력 ‘무궁무진’

단기예금 관행은 ‘장애요인’

  베트남은 지난 1988년부터 금융부문의 다변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금융개혁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으로부터 일반 상업은행이 분리되고 합작은행의 설립 및 외국은행 지점을 허용하는 대신 중앙은행은 재무부와 동등한 독립된 지위로서 인플레와 실업문제를 조절하며 은행활동을 감독하도록 했다.
현재 베트남에는 5대 국영상업은행인 대외무역은행(BFTV), 공상은행(ICB), 농업개발은행(AB), 투자개발은행(BIDV), 메콩주택은행(MHB)이 영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37개 민간상업은행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31개 외국은행과 5개 합작은행 및 외국은행의 대표사무소 44개가 주재하고 있다.
이밖에 2006년 5월 19일 자본금 3000억동(200억원 규모) 베트남개발은행(VDB)이 전액 정부투자로 설립됐다.
현지 베트남 은행들의 조달금리는 일반적으로 6% 내외 수준이며 대출금리는 10% 내외 수준으로 예대마진이 높은 편이다.
베트남 은행의 이익률은 20% 이상이며 평균 배당도 20% 수준으로 예금이자의 3배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국민들의 저축성향은 매우 낮으며 저축보다는 현금을 보유하는 성향이 높고 특히 미(美)달러의 선호도 또한 강하다.
인구가 8000만명에 달하는 베트남에서 발행된 전체 비자카드의 갯수가 6만2000개밖에 안 될 정도로 현금거래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편 외국계 은행지점의 점유율은 10% 미만이어서 ACB은행과 이스턴 아시아 뱅크(Eastern Asia Bank) 등 민간 조인트 스톡 뱅크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05년 외국계은행의 영업실적은 ROA가 17%를 초과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0% 증가해 베트남 국영상업은행의 평균 ROA 10%도 훨씬 높았다.
베트남의 은행산업은 5대 국영은행이 총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등 국영은행 중심의 안정적 영업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제도 금융권 이외의 부문에서 상당한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은행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국제기준에 비춰 볼 때 자산건전성이 취약하며 낮은 국내 저축률과 단기 위주의 예금 관행, 집단소유제 등으로 담보권 행사가 어려운 법률 구조에 따라 성장의 장애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성장력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우선 기업금융의 경우 베트남의 WTO 가입으로 자본이동이 자유화됨에 따라 미국은 물론 외국인의 베트남 투자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코트라(KOTRA)는 가입 이전에 비해 10배 이상 투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대 베트남 투자도 종전 경공업 및 건설투자에서 한전 및 수자원공사 등의 공기업 투자와 베트남의 풍부한 자원을 겨냥한 중화학공업 기업 등의 본격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IB 부문의 성장성도 풍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OC, 석유 및 유연탄 등의 자원개발 및 원전건설 사업을 비롯해 도시개발 PF 시장,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중인 하노이, 호치민 지역의 신도시 개발 및 홍강개발 프로젝트와 관련 국내 대형 건설회사의 PF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베트남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SOC, 발전사업을 포함한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본드 발행, 신디케이션 론 등의 금융주선 및 참여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이밖에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관련한 지분매각시 금융자문은 물론 인수업무 추진 등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현지은행에 대한 지분 인수 및 합작 등을 통한 시장 접근이 확실한 대안이다.
2010년까지 예정된 5대 국영상업은행 민영화 관련 지분을 인수하는 방법 등이 소프트 랜딩의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부실채권(NPL)시장에 진출해 수익원을 창출하는 방법도 떠오르고 있다.
먼저 1단계로 정부당국 및 제휴은행을 통해 베트남 부실채권시장에 대한 정보수집과 분석을 한 후 2단계로 부실채권 처리 경험을 업무제휴 금융기관에 자문하거나 중개업무를 중심으로 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이다.
이런 단계적인 접근 방법으로 시장 특성을 파악한 후 국내 자산관리 전문회사와 연계하거나 자산관리 또는 직접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증권산업은 정보의 불확실성 상존

  베트남의 증권산업은 2000년 7월 호치민 증권거래소가 개관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2005년 3월 하노이 증권거래소가 문을 열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했으나 아직까지 시장과 산업에 대한 정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투자자도 극소수에 불과하며 많은 자금이 예금계정, 보험, 금, 부동산에 묶여 있어 실제 유동가능 자금은 아주 적다.
이에 따라 주식거래량보다는 채권거래량이 높다.
그러나 베트남 국영기업들의 민영화를 위한 정부정책이 가속화 되고 있으며 해외투자자들을 위한 진입 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서서히 성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해외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전체 상장 주식의 최대 49%, 상장 투자펀드의 49%, 발행기관의 현재 채권의 100% 및 증권회사 또는 증권투자 운용사 설립을 위한 법정자본금(자본금, 주식매입 등)의 최대 49%를 보유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손질했다.
현재 베트남의 시가총액은 GDP의 1%에 그치고 있지만 2010년에는 GDP 규모의 10~1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주식의 베트남 증권거래소 상장과 상장회사 수를 늘리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

  지가 및 주택가격 투기 수준으로 확대

  베트남에서 토지소유권은 국가에 귀속되지만 사용권의 상속과 매매 및 임대는 가능하다.
이에 따라 부동산의 권리형태도 토지소유권, 토지사용권, 건물소유권, 건물임대권으로 구분돼 있다.
토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고 토지사용권을 취득해 사용할 수 있다.
주거용 건물 등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개인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의 주택, 투자기업에 소속된 사택, 임직원 숙소 소유권은 인정하고 있다.
최근들어 나타나고 있는 베트남 부동산시장의 특징은 도시화의 진전으로 주택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지가와 주택가격의 상승이 투기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베트남에 진출하는 외국인이 늘면서 대도시 중심 지역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땅값이 공장용지로 확대되고 있으며 아파트, 상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개발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도로 여건이 좋은 도로변을 중심으로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다.
또한 토지 및 아파트 임차료는 전년대비 30% 인상됐으며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시는 신주거단지 건설을 위해 180여개의 프로젝트 추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하노이 서부의 Ha Tay를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중장기 계획인 2020년을 목표로 Dong Anh 및 하노이 북동부의 Gia Lam 지역에 도로, 주거단지, 공단이 개발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와 하노이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하노이 홍강 개발계획에 따라 한국기업의 우선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하노이 홍강 개발 계획은 하노이 중심부를 관통하는 홍강 총 40㎞ 구간을 향후 10년간 하천정비 및 인근지역 200㏊에 산업, 국제,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종합개발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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