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에 비해 소규모

대부분 신용등급 A 이상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에 대해 시중의 우려와는 달리 국내 투자은행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미국의 대형 모기지 업체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에 이어 지난 6일 또다시 미국의 주요 모기지 업체인 아메리칸 홈이 파산 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은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도 지난 9일(유럽 현지시간) 자산유동화증권(ABS)관련 펀드 3곳을 유동성 문제로 일시 평가중단한다고 밝혔다.

서브프라임 부실에 대한 파장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전염되는 것이 아니냐는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되자 급기야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까지 나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중은행에 240억달러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단일 시장개입으로는 사상 최대인 1308억달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러한 파장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10일 코스피 지수가 80.19포인트(4.20%) 하락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정부는 10일, 13일 긴급회의를 잇따라 소집하고 향후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서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은행들은 이런 시중의 분위기와는 달리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가 은행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비교적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치다.

국내 은행 중 가장 큰 규모의 서브프라임 노출액을 보유한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투자대상이) 모두 확실한 담보가 있고 신용등급 A이상인 장기상환 상품들이기 때문에 상환시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브프라임 관련 노출액이 380만 달러 정도로 추산되는 신한은행 관계자 역시 "신한은행이 보유중인 채권들은 모기지론의 거품이 발생하기 시작한 2003년 이전에 저가로 매입했기 때문에 비록 현재 평가액이 하락했다고 하더라도 원금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국내 금융회사의 서브프라임 손실액 자체가 수백억원 정도로 비교적 작은 규모라는 사실이다.

이 같은 전망 때문에 현재 은행권의 특별한 대응책 마련은 없는 상태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베어스턴스 소속 헤지펀드들의 파산은 수익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 실패가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시중 은행권의 경우는 이미 자체적으로 꾸준한 리스크 관리가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특별한 대응책은 필요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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