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하반기 전략사업으로 선정

여·수신 위주 한계에 도달 판단

고수익, 신성장 사업에 집중 자원

 

자본시장통합법을 계기로 은행간 경쟁 구도가 카드, 증권, 보험 등 업종간의 전방위적인 경쟁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기존 여수신을 축으로 한 은행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전통적인 사업으로는 더 이상 생존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이같은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는 카드, 펀드, 방카슈랑스, 퇴직연금 등 신시장을 선점하지 않고서는 존립마저 위협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올해들어 주요 은행들이 신사업 또는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도 이들 시장을 조기에 발굴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생존의 관건으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까지 지속된 여신중심의 자체 성장전략이 부동산 규제 강화 등의 외부 요인으로 변화를 맞으면서 기존 여수신 위주의 영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NIM의 하락세로 경상 ROA 1% 유지가 곤란해지면서 수익성 제고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영업 확대를 위한 적정 수준의 여수신 성장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조달비용 상승 등 국내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해 카드 등 고수익 사업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른바 규모의 경쟁을 위한 대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해 역량을 키우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의 하반기 전략 사업으로 카드, 펀드, 방카슈랑스, 퇴직연금 등 4개 부문을 선정하고 영업력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카드 사업은 전통적인 여수신에 비해 마진율이 월등히 높은 고수익 사업인 만큼 전행 차원의 역량 집중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은행의 판단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카드 시장 마켓쉐어는 여전히 업계 선두와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LG카드를 인수한 신한은행과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신한은행의 카드 매출액은 40조에 이르는 반면 우리은행의 매출액은 10조에 불과해 매출액 규모에서 4배나 차이가 난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더욱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작년 연말을 기준으로 한 당기순이익 규모는 우리은행이 2000억원 수준에 그치는 반면 신한은행과 LG카드의 순이익 합계는 무려 7배나 많은 1조4000억원에 이른다.

한편 LG카드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카드 시장에 대해 누구보다도 해박하다고 자부하고 있는 박해춘 행장은 은행의 영업 기반을 확대하는데 가장 절실한 무기로 신용카드를 꼽고 있다.

이같은 박 행장의 판단은 신용카드를 통해 고객의 구매력을 파악할 수 있고 이는 곧 고객의 정보 및 니즈를 캐치하는 수순으로 이어져 리테일 영업의 첨병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선진 금융기관들은 리테일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카드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01년 18%에 불과하던 씨티그룹의 카드 부문 비중은 2006년 22%로 증가했으며 BOA는 같은 기간 7%에서 20%로 급증했고 JP모간체이스도 14%에서 24%로 증가했다.

이들은 대형 카드사를 인수하거나 은행간 합병을 통해 카드사업 비중을 전략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광범위한 지점망을 활용하는 카드판매로 영업기반을 꾸준히 늘려왔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고객기반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카드 사업에 행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올 6월말 현재 우리은행의 카드사업 비중은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와 방카슈랑스도 우리은행의 하반기 전략 사업의 또다른 한 축이다.

과거 고금리 시대에는 가계의 금융자산이 전통적인 예·적금 위주로 운용됐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는 2004년 이후 저성장,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식, 펀드 등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진 올해에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한국과 미국의 가계 금융자산을 비교해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미국의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과 채권,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1%에 이르는 반면 보험과 연금은 32%, 예?적금은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2005년말 기준)

한국의 가계 금융자산도 갈수록 미국의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02년 20.5%에 불과했던 주식·채권·펀드 비중은 4년새 29.6%로 급증했고, 보험·연금도 22.5%에서 22.9%로 소폭이지만 증가했다.

이에 반해 전통적인 예·적금은 57.0%에서 47.5%로 급감했다.

고객의 금융니즈가 펀드, 방카슈랑스 등으로 전이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실제로 국내 펀드시장 규모는 258.3조원으로 지난 2003년 이후 연평균 18% 성장했으며 특히 주식형 펀드는 무려 73%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펀드 판매액은 시장의 변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주요 은행의 펀드 판매액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4.7조원으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 2.2조원, 하나은행 1.5조원, 우리은행 0.7조원 순이다.

우리은행의 펀드 판매액은 경쟁은행인 신한은행의 15%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하반기 영업력을 집중해 펀드 시장에서도 경쟁은행과 마켓쉐어를 나란히 한다는 전략이다.

보험시장도 펀드와 마찬가지로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더구나 국내 인구의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보험시장은 오는 2015년까지 연평균 8.3%의 고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방카슈랑스는 지난 2003년 이후 연평균 33%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곧 성장을 위해서는 전행 차원의 관심과 함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오는 2008년 4월부터 4차 방카슈랑스 확대 시행에 따라 순수 보장성보험과 자동차보험도 은행에서 판매될 경우를 대비해 영업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우리은행의 판단이다.

 아울러 퇴직연금에도 하반기 행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초기 단계인 관계로 시장 규모가 미미한 상태이다.

올 6월말 현재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1.4조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기존의 퇴직신탁과 보험이 오는 2010년까지 퇴직연금으로 전환하게 되면 약 40~5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퇴직연금의 특성상 한 번 유치하면 20~30년간 안정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성 상품인 데다 예금, 대출 등 크로스 세일로 기업은 물론 개인고객 기반을 동시에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어떤 상품보다도 선점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리은행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행 차원의 마케팅을 하반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우리은행의 강점으로 꼽히는 폭넓은 기업고객 및 공공기관 고객을 기반으로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 미래의 수익사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趙誠俊 기자>sung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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