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자산 늘려 적극적 M&A 추진

국민은행이 금융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지난 29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외국인투자기업 초청 세미나를 통해 "은행의 자회사 형태로는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다"며 "복합적인 금융서비스가 가능한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이같은 발표는 현재 추진 중인 외환은행과 증권사 인수 및 해외진출 사업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김 부행장은 "은행 자회사 형태로는 자기자본의 30% 이상을 출자할 수 없기 때문에 큰 규모의 M&A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금융지주회사가 되면 가용자본 비율이 늘어나 보다 적극적인 M&A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부행장은 이 과정에서 "은행 사업부에 속해 있는 카드 부분을 분사하고 자산운용사도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M&A 규제가 없는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필리핀, 러시아 등의 국가에선 현지은행을 직접 인수할 계획이며 규제가 있는 국가에선 소유지분을 확보해 전략적 제휴의 형태로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주사로 전환 후 일정기간 동안은 M&A가 사실상 제한될 것이라는 점은 이같은 계획에 장애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서는 지주사 전환시점에서 자기자본의 100%가 소진된 것으로 간주돼 추가적인 M&A가 어렵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업계의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인수여부가 확정되기 전까진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며 "2008년 하반기 혹은 2009년 상반기에나 지주사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자본시장 통합법의 시행 등 금융환경 변화에 가장 부합되는 방안이 바로 지주사 전환이라는 점에서 국민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은 오히려 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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