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설립시 기회비용 증가

대형증권사 인수전략 최선

 

국민은행이 지주사 전환 발표에 이어 증권사 신규설립이라는 연이은 승부수를 던졌다. 다만 이번 승부수를 놓고 업계 일각에서는 그다지 베스트한 선택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국민은행의 경우 타사와 경쟁할 만한 증권사를 설립하는데 최소한 2~3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이 기간이 향후 진행될 금융산업구조 개편의 시기와 맞물린다면 신설에 따른 기회비용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현상이 가계의 투자 선호도 변화 및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이어 "국민은행의 수준에서는 1~2조원의 영업권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대형증권사를 인수, 사업모델을 비은행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누리증권과 같은 어중간한 중소형증권사 인수 역시 비효율적이긴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있다.

국민은행 노조의 한 관계자는 "한누리증권과 같은 소규모 업체를 인수할 경우 타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M&A가 불가피하다"며 "만약 그럴 경우 협상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을 생각한다면 현명한 생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차라리 애초부터 대형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더 낫다는 지적이다.

이런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이 전략을 급선회한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SC제일은행이 뒤늦게 인수전에 가세하면서 한누리증권 프리미엄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자 협상가격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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