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추석 전후 시끄러워질 것" 경고

사측 "여유를 두고 차분히 협상" 원칙

 

하나은행 임단협의 핵심쟁점인 직렬제 개편에 대한 의견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 추석 전후로 양측의 적지 않은 공방전이 예상된다.

16일 양측에 따르면 하나은행(은행장 김종렬)은 현재 Staff(정규직)과 FM/CL(창구직), 비정규직으로 구성된 직렬제의 개편을 요구하는 노조측과 은행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동안 노조측은 직원간 위화감 해소 및 업무효율성 등을 이유로 직렬제 개편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특히 이번 임단협(임금단체협약)을 통해 은행측에 조직개편의 대략적인 틀을 제시하고 세부사항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조직의 효율적인 개편을 위해서 FM/CL과 Staff를 통합하고 부족한 파트에 인력을 재배치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승진적체 및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측의 입장은 완고하다. 업무에 따른 직렬 구분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으며 개편도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해당 업무에 따라 인사 및 임금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히려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어 궁극적으로는 Staff이나 FM/Cl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Staff은 주로 책임직에 배치돼 있는 반면 FM/CL은 가계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당연히 은행 내에서 차지하는 업무비중 및 자질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CDP(경력개발계획)를 통해 FM/CL의 자질을 향상시킨다면 보다 폭넓은 활용이 가능하다고 은행측의 적극 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현재 FM/CL 사원은 우수한 인재들인데 은행이 이를 단순업무에만 활용하는 것은 경영상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CDP를 통해 이들을 가계영업의 전문가로 양성하고 그에 적합한 대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임단협을 진행하는데 있어 추석 전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앞으로 조금 시끄러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강경투쟁 방침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하지만 이 역시 이미 가계영업의 전문가로서 FM/CL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고 보는 은행측 의견과 엇갈린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 FM/CL은 방카슈랑스 및 펀드판매 등 담당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한 후 업무에 배치된다"며 "오히려 지금의 직렬이나 업무가 바뀔 경우 효율성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하나은행 노사가 이번 임단협 합의점을 통해 재도약 기반을 마련할 지 업계가 지켜보고 있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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