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최대한 회수

글로벌 플레이어 육성

 “우리금융 민영화는 모든 수단 활용해 빨리 진행하는 것이 좋다”

박 회장은 지난 12일 태백산행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국자본은 안 된다, 재벌은 안 된다 등 이런 저런 조건 등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얼마전 인수위의 발표와 마찬가지로 “금산분리를 완화해도 현재 상황에서 재벌들이 은행에 대규모 투자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은 은행 살 돈으로 제품 생산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서 “한쪽으로는 글로벌 플레이어를 주장하면서 한쪽으로는 국내 자본의 인수만를 외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 뒤 “공적자금이든 출자전환 주식이든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선 글로벌 플레이어와 국내 자본 등 모든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연금과 연기금 등 각종 펀드, 국내 기업 투자금, 외자 등에 분산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두가지 원칙도 밝혔다.

그는 “첫째는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하는 것이고 둘째는 국내 금융산업에도 빨리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올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이라며 “매각 과정이 이런 원칙을 충족시킨다면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우리금융그룹은 민영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시키진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박 회장은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기업은행, 우리금융 등을 한 데 묶어 매각하는 인수위의 계획에 대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규모가 커지면 민영화가 어려워 질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박 회장은 “씨티그룹과 UBS 등 초대형 글로벌 은행들도 해외 자본 등 다양한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민영화됐다”며 “규모가 민영화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박 회장이 기업은행의 민영화까지 언급한 것에 대해 기업은행 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14일“(박병원 회장의 발언은) 기업은행 내부사정을 전혀 모르는 타기관장의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기업은행의 중소기업금융의 노하우와 특화된 전문성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단순히 시장의 논리와 잣대만으로 매각이나 합병 등을 쉽게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영화의 방법이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하고 덩치를 키워서 제값에 팔고 사겠다는 논리라면 결국 이해타산에만 집착하는 것”이라며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기업은행에 대한 언급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성토했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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