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채권 잔액 40조…전체 4.5%

만기차익 시현 후 자금이탈 우려

6개월 연속된 콜금리 동결로 내외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채권시장 주도권도 점차 외국계 자본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33조원에 이어 올 1월에도 3조4000억원 규모의 국내 채권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현재 외국인들이 보유중인 채권 잔액은 거의 40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채권시장의 4.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1% 이하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봤을 때 비약적인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국채선물시장까지 감안할 경우 그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국채선물은 4만 계좌가 넘는 수준. 돈으로 환산하면 거의 5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때문에 벌써부터 일각에선 향후 이 자금이 일시적으로 이탈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한 관계자는 "외국인의 순매수 경향은 국채·통안채와 원달러 통화스왑 금리(CRS)간의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져 그 차익을 노린 것이 대다수"라며 "이 자금이 조기손절매, 조기차익정산, 만기차익정산 등을 이유로 한꺼번에 이탈할 경우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채·통안채와 원달러 통화스왑 금리(CRS)간의 스프레드는 1년만기 기준 2.0%이다.

이 관계자는 이중 가장 유력한 자금이탈 가능성으로 만기차익정산의 경우를 꼽았다.

국채·통안채와 CRS간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축소되기 위해서는 △선물환 매도 수요 급감 △장단기 달러자금 시장의 정상적 작동 △미 서브프라임 사태 등 위험회피 상황 해소 등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조기손절매 또는 조기차익청산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만기차익을 시현하게 되더라도 일시적인 자금 이탈은 없을 것이란 상반된 주장도 제기됐다.

국제금융센터 김용준 부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가 재차 차익거래에 나서거나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등 두 가지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며 "이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대한 부정적 영향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도 한국과 미국간 신용도 차이로 인한 일정 수준의 차익거래 기회는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자금이 이탈할 것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는 것이다.

혹시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경우에도 이탈이 특정 시점에 집중되기 보다는 일정 기간 동안 분산돼 나타날 것이므로 부정적 영향 역시 충분히 완화될 수 있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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