損保 대부분 현행유지 방침

유가 하락에 명분도 약해져

 

당초 9월로 예정됐던 손해보험사의 긴급출동 비상급유서비스 유료화가 현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급유 제공으로 인한 부담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유료화를 감행할 정도로 크지 않은데다 유가의 소폭 하락으로 명분 또한 약해졌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손보사의 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신규 및 갱신계약에 대해 긴급출동 서비스 중 비상급유 항목(건당)을 유료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발단은 유가급등으로 부담을 느낀 운전자들이 급유서비스를 남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손보사의 부담이 증가한데서 비롯됐다.

현재 자동차보험 긴급출동특약에 가입하면 운행 중 기름이 떨어지는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경우에 한해 3ℓ(연 5회)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이같은 방침이 알려지면서 곧바로 여론의 따가운 질타가 이어졌다. 일시적 충격에 얼마 되지 않은 비용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고만 한다는 논리다.

실제 비상급유, 타이어교체, 배터리 충전 등 긴급출동서비스 항목 중 비상급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금감원이 유료화할 경우 절약할 것으로 추정한 약 50억원도 손보사 전체를 놓고 볼 때 부담스런 수치는 아니다.

이런 상황을 의식, 손보사들은 썩 내켜하지 않으면서도 감독원의 지도사항인 만큼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서비스유료화 예정 몇 주를 앞두고 확인한 결과 대부분 계획이 없음을 밝히고 경쟁사 눈치만 살피는 분위기다.

고작 1~2개사 정도 보험요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도덕성 위험고객과 그렇지 않는 고객을 분류해 보험료를 조정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중이다.

동부화재는 7월 당시 유료화 계획을 밝힌 만큼 현재 업무를 진행 중이나 최종 확정이 안 돼 내달 적용은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밖에 현대, 메리츠, 제일, 한화, 롯데 등 손보사들은 현행체제를 유지하고 당분간 계획도 없다고 단언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유가가 소폭 안정화되고 주유소를 통해 제공되는 기름 값(경유, 휘발유)도 리터당 1700원대로 200원 정도 떨어지는 등 상황이 7월에 비해 달라졌으며 유료화에 따른 민원 급증도 우려돼 보험사가 쉽게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張勝鎬 기자>jsh@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