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심잡기’ 직접나서

선제적 대응위해 정책강화

증시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극도의 불안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5여명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현황보고서를 제공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금융기관은 달러화 차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는 우리나라 문제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외환보유액 적정성 여부
현재 외환보유액은 2397억달러로 즉시 현금화 가능 자산이다.

이 금액은 예치금 및 정부채, 정부기관채, 국제기구채 등 안정성 위주의 채권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기획재정부는 밝혔다.<표 참조>

특히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통해 국제수지 불균형을 보전하거나 외환시장 개입 등을 위해 언제든지 사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단기외채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1765억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보유액 상위 10권 내 국가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IMF,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Fitch)사도 한국의 외환보유액 수준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은 209억달러이며 이중 실제로 사용가능한 자산은 89억달러였다.

◆외화유동성 문제
현재 국내은행의 외화차입여건 악화는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한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국내은행의 외화차입이 중단된 것은 아니며 우호적인 거래기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차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경우 리먼사태 이후 총 5.2억달러 규모의 외화를 조달한 바 있으며 시중은행들도 일정 규모의 기간물 조달 실적을 보였다.

정부도 매입외환 축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외환 보유고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재정부는 지난 6일부터 수출입은행을 통해 50억달러 규모의 매입외환용 외화유동성을 시중은행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같이 정부는 필요시 적기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문제를 최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무건전성 현황
수익성,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등 국내은행의 재무건전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상반기 평균 총자산이익률(ROA)은 0.88%,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53%로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총자산 10억달러 이상의 미국 상업은행의 평균 ROA는 0.66%였으며 영국 0.72%, 독일 0.32%, 프랑스 0.48%, 일본은 0.58%로 모두 국내은행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체율은 8월말 기준으로 1.9%, 부실채권비율은 6월말 기준 0.7%로 양호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상업은행 연체율은 3.16%, 무수익여신비율은 1.87%에 달했다.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또한 11.36%(6월 말 기준)로 미국 12.23%와 영국 12.05% 보다는 낮으나 자본 적정성 1등급(10%) 기준을 상회했다.

그러나 경기둔화에 따라 은행 건전성이 다소 저하될 요인은 남아있다.

중소기업대출은 2분기 6조5000억원 증가했지만 3분기 증가 규모는 3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가계대출도 월평균 증가 규모가 3조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1조3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2007년말 1.0%에서 올 8월말 1.5%로 높아졌으며 가계대출 연체율도 0.6%에서 0.7%로 소폭 증가했다.

PF대출 연체율은 0.5%에서 올 7월말 기준 0.9%로 올랐다.

가계대출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0.5%에 그쳤다.

정부는 은행별 모니터링을 통해 건전성 감독을 지속하고 부실화 가능성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정책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표>외환보유액 운용 현황(단위 : 억 달러, %)
  2005년 2006년 2007년 2008 7월 2008년 8월 2008년 9월
 외환보유액 2,104 2,390 2,622 2,475 2,432 2,397
 유가증권 1,868(88.8)  2,020(84.5) 2,318(88.4) 2,084(84.2) 2,093(86.1) 2,172(90.6)
 예치금  231(11.0) 364(15.2) 300(11.4)  386(15.6) 334(13.7) 220(9.2)
 기타자산  4(0.2) 6(0.2) 5(0.2)  5(0.2)  5(0.2)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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