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부장급 이상 임금 삭감

中企지원 등 자구책 수립

 금융시장 추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중은행이 위기탈출 노력 의지 일환으로 경영진 임금삭감 등을 포함한 자구책을 잇달아 마련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자금보증 결정에 맞춰 쏟아져 나온 것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은행의 고임금구조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임원급여 대폭 축소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자구책을 발표한 국민은행은 올해에 이어 내년 임원 임금을 삭감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경영진 워크숍을 갖고 비용 절감과 선제 위기관리를 위해 올해 강정원 행장을 비롯한 본부장급 이상 임원들에 대한 임금 5% 반납과 함께 내년 임금을 삭감키로 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또한 점포 수를 9월 말 현재 1222개 수준에서 유지하며 고객관리 선진화,상품개발 능력 제고 등을 경영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국민은행의 임원 임금 삭감은 2002년 주택은행과 통합한 이후 처음이다.
앞서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9일 전 계열사 사장단에 경제 불황 장기화에 대비한 대응경영 체제 돌입을 선포하면서 비용 절감과 내실 경영을 당부한 바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지난 21일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해 비상경영 형태로 전환한 뒤 이달부터 임원 월급 10%씩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임원은 자회사를 모두 포함하며 은행의 경우 본부장 이상, 다른 계열사는 임원이 삭감 대상이다.
 우리은행은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현 금융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긴축경영의 일환으로 단장급 이상 전 임원의 급여를 10% 삭감하는 한편 본부장급의 급여도 5% 줄이기로 했다.
 또한 업무추진비 등 통제 가능한 비용의 경우 10% 절감키로 결정했다.
특히 이같은 긴축경영에 따라 다음달 15일로 예정돼 있는 110주년 프로젝트의 핵심 이벤트인 ‘우리 명산, 맥을 찾아서’ 행사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은행은 또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무수익 및 저수익 자산의 매각을 추진하고 예대비율 개선을 위한 상품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서민금융의 체계적인 지원을 목적으로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원가절감 노력을 펼치고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은 물론 분할상환 유예 등을 실시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월 2회 이팔성 회장이 주재하는 ‘그룹 주요 CEO 비상대책회의’와 ‘국제금융 위기관리 대응 TF’를 운영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늦게 컨틴전시 플랜을 내놓은 신한은행은 한 차원 높은 자구계획으로 은행권을 긴장시켰다.
 신한은행은 은행장의 연봉을 20% 삭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임원 및 본부장은 10% 삭감하는 초강수 대책을 제시했다.
아울러 은행 전체의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 100여개 영업점 및 본부부서의 통폐합을 단행해 조직 슬림화에 나서는 한편 비업무용 자산 매각과 불요불급한 자산을 처분키로 결정했다.
 또 행내 이벤트 및 프로모션을 취소 또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LA, 토론토, 도쿄, 오사카 등에서 해외교포를 대상으로 한 자금 유치 및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해외자금의 국내 유치를 촉진키로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해외점포의 유가증권을 매각하고 해외투자의 우선순위도 전면 재검토해 투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도 지회사 및 주요 계열사의 CEO 연봉은 20% 삭감하고 임원 및 본부장은 10% 줄이는 위기극복 방안을 확정했다.

 ◆‘中企 살리기’ 대안책 마련
시중은행은 비용절감과 함께 중소기업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일시적인 재무난에 처한 기업들을 위해 ‘하나 턴어라운드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수출입 네고 및 수입신용장과 관련해서 1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수출환어음 네고시 환가료는 최대 150bp 낮춰주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원·달러 환율상승 등으로 피해를 입은 업체의 원자재구입자금을 3000억원 지원하고 대출금리 1.6% 우대, 대출기간 최장 2년으로 설정했다.
10~12월 만기도래하는 중소기업 운전자금대출 9조3000억원에 대해 원금 내입없이 100% 연장한다.
 하나은행은 자금난에 처했지만 회생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2000억원을 지원하는 ‘턴 어라운드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이 프로그램은 신규대출, 출자전환, 원리금 상환유예, 이자감면, 채무면제 등으로 구성되며 워크아웃 가능기업에 대해 하나은행 중소기업추진부내 경영컨설팅팀이 경영진단, 사업성검토, 기업구조조정 자문 등 체계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키코(KIKO)거래로 피해를 입은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중기 유동성 지원단’ 아래 실무 3개팀을 배치하고 0.5~1.0% 포인트의 대출 우대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대기업과 협력해 중소기업들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을 진행중이다.
 우리은행 이종휘 행장은 “대기업과 거래하는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이 1000억원, 은행에서 1000~2000억원 정도를 부담해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일반 중소기업에 대해선 100% 대출만기를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지능형 로봇, 태양광 산업과 같은 미래성장산업에 대해 신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며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특별전담반도 신설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정부의 1조원 추가출자를 계기로 총 13조원을 중소기업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며 국민, 신한은행도 다양한 방안의 지원책을 모색 중이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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