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예금이탈 차단 … 발빠른 대처

인원감축·후순위채 발행 자구모색

 미국 씨티그룹의 부실우려와 함께 불안감에 휩싸인 한국씨티은행(은행장 하영구)이 발빠른 리스크관리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다.

고객 이탈을 사전에 방지하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는 등 자구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씨티은행 하영구 은행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고객동요를 막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하 은행장은 “씨티그룹의 유동성 투입, 전 세계적인 감원 계획, 구조화투자회사(SIV)에서의 부실자산 인수 등 나쁜 뉴스가 보도되고 있지만 전혀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며 “고객 동요를 막는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즉 은행의 건전성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고객 예금 이탈 방지에 주력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실제로 미국 씨티그룹은 정부의 구제금융 발표 이후 고객들의 별다른 동요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 국제신용등급은 AA-로 국가신용등급보다 높다”며 “BIS비율도 10% 이상 유지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같은 재무안정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 고객이탈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씨티은행은 고액자산가 비중이 높지만 아직까지 고객이탈은 감지되지 않았다”며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미국 본사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한국씨티은행의 BIS 비율은 10.8%(바젤Ⅰ 기준)로 시중은행 평균보다 높고 기본 자기자본(Tier-1)비율도 9.75%로 양호한 수준이다.

또한 순이자마진(NIM) 3.33%, 무수익여신(NPL) 비율 0.83%, 외화유동성 비율 115%, 대손충당금 적립률 190% 등 안전한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씨티은행은 희망퇴직과 후순위채 발행 등 자구책을 모색중이다. 이는 내실경영을 더욱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씨티은행은 그룹 차원의 5만명 감축계획에 맞춰 32~47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일각에서 말하는 500여명 구조조정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노사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후순위채 발행에 대해서도 “정부 외화차입보증과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지 않았지만 경영개선에 대해선 적극 협조할 것을 약속한 만큼 정부가 요구하는 12%대의 BIS 비율을 맞추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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