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수익 대비 임대료 등 비용 과다

公社, 입찰경쟁·무리한 조건도 조장

 

지난해 황금알로 인식됐던 인천공항 내 지점들이 올해 울상이다.

여행객 수가 감소하면서 환전하는 고객이 줄어든 영향도 있으나 턱없이 높은 임대료로 인해 수익대비 비용이 역전하는 상황이 턱밑까지 차올랐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과 맺은 무리한 계약조건이 수익성 악화에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에는 신한, 외환, 국민, 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환전업무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은행은 지난해 6월 인천공항 입점을 위해 엄청난 임대료를 계약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확산중이다.

신한은행은 환전소를 포함해 연 임대료가 160억원, 외환은행은 157억원, 국민은행은 133억원, 우리은행은 80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측이 1~4사업권으로 영업권을 나눠 입찰을 진행해 시중은행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가격경쟁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임대료는 3.5배, 임대보증금도 9배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높은 임대료를 지불했지만 공항내 지점 환경에 따라 이용고객 수는 천지차이다.

실제로 1, 2사업권역을 따낸 신한, 외환은행은 공항내 상가지역이 가까운 곳에 영업점이 있는 반면 국민, 우리은행은 인천공항철도 환승구간에 영업점이 위치해 있다.

당초 공항철도가 개통할 경우 이용자 수는 2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이용자수는 1만3212명에 불과해 국민, 우리은행 지점방문 고객은 현재 미미하다.

인천공항에 입점한 한 은행관계자는 “현재 지점 수익이 역마진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기대수익에는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공항 입찰 당시 인천공항공사의 무리한 조건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인천공항공사가 입점은행에게 요구한 조건은 8000억원 대출, 금리는 대출 시점에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로 고정금리 적용, 인천국제공항 주변의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에 대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형식으로 지원할 것을 요구했다.

인천공항측은 입찰경쟁에서 공항 입점을 위한 점수를 총 1000만점에서 기여도 100점, 협력사업추진에 150점을 배정했다.

사실상 은행의 제안서 내용이 비슷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건수용이 입점 당락에 주요했다는 것이다.

당시 씨티은행은 인천공항공사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판단해 입찰에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공항지점의 환전수수료가 운영비 등을 이유로 시중 지점들에 비해 훨씬 높다는 고객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천공항공사와 은행간 계약구조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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