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자본확충 구원투수 나서

회사채 발행물량 해소 미지수

 

우리·하나·KB금융지주가 이번 주내에 회사채를 발행, 은행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이들 금융지주사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11% 이상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금융지주 구원투수 자청은 회사채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오는 9일 8000억원, 하나금융지주는 11일 5000억원, KB금융지주는 12일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는 회사채 발행대금 8000억원 중 7000억원을 우리은행 유상증자에 사용해 BIS비율을 0.6% 포인트 끌어올릴 계획이다.

출범이후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는 지난 11월 5000억원 발행에 이어 이달에도 5000억원을 추가한 자금을 하나은행 및 하나생명 증자에 사용하고 자체 운영자금도 투입한다.

최근 출범한 KB금융지주(회장 황영기)도 50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해 국민은행 증자에 투입한다.

KB지주는 덧붙여 대기업과 주식 맞교환을 통해 자금을 확보, 은행 BIS 비율을 11%대까지 맞출 계획이다. 금융지주사가 은행 재무구조 개선에 구원투수로 나선 이유는 자회사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출범 본연의 역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회장 라응찬)도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다른 금융지주와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5300억원의 회사채 규모 중 4000억원을 차환용으로 사용하고 1000억원은 신한카드에, 300억원은 신한캐피탈에 지원한다.

한편 이같은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는 시장에서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회사채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물량을 받아줄 투자자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점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최종원 연구원은 “은행의 자본적정성 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증자는 은행의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회사채 발행으로 인한 이자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주가 희석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들이 이번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불안감은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은행의 부동산PF, 파생상품, 중견기업 부실화 등 연이은 악재로 인해 자본 확충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상황이 오면 지주사의 회사채 발행이 제대로 조달될 지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출범이후 M&A 등 ‘몸집불리기’에만 급급했던 금융지주, 이번 위기관리능력 결과가 금융지주사의 역량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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