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개발 기간 3개월서 2주로 단축

계좌 하나로 주식, 채권, CD 등 거래 가능



2009년 5월 4일 오전 6시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대신증권 빌딩 6층 종합상황실. 대신증권 차세대 시스템(자이언트, GIANT) 구축 상황실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2시간 후면 지난 2년간 흘린 땀과 노력의 결과가 시험대에 오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차세대 시스템 구축 관계자들은 5월 황금연휴를 반납한 채 오픈 전날까지 밤을 새워가며 차세대 시스템을 점검해야 했다.

만반의 예행 연습을 거듭하기를 수십 차례.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시계가 오전 8시를 가리키자 전국의 각 지점에서 ‘동시호가’ 주문이 쏟아져 들어왔다.

전 직원들이 숨을 죽인 채 상황판을 주시했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다. 여기저기서 ‘휴우~’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0만 건에 육박한 ‘동시호가’ 주문을 오전 9시 정각 KRX(증권선물거래소)에 접수해 무사히 처리한 뒤 한 숨 돌리나 싶자 바로 고객의 ‘사자’ ‘팔자’ 주문이 쇄도하기 시작한다.

오후 3시반. 모든 거래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고객이 느낄 만한 어떠한 장애 발생없이 시스템은 모두의 바람대로 아무 문제없이 작동했다.

이날 대신증권 차세대 시스템은 주문 체결 건수를 포함 1000만 건에 육박하는 전체 처리 건수를 평소처럼 안정적으로 소화해냈다.  

대신증권 차세대 시스템 ‘자이언트(GIANT)’는 2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 4일 순조롭게 오픈했다.

규모나 개발 범위 면에서 창사 이래 최대인 대신증권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은 일각에서 제기된 시스템 오픈 지연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걷어냈다.

차세대시스템 `GIANT’의 구축 성공에는 대신증권 임직원과 SK C&C 프로젝트팀이 실제와 똑같은 테스트를 수십 차례 진행하면서 처리 용량과 처리 속도 등 체크 항목을 완벽하게 점검한 데 기인한다.

이번 대신증권 차세대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주문 및 체결 속도를 크게 개선했다는 점과 금융거래의 편리성을 대폭 개선했다는 점이다.

대신증권 차세대 시스템이 업계 다른 어떤 시스템보다 시스템의 유연성 및 확장성은 물론 속도 면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 주문 처리 또한 업계에서 가장 빠른 주문 속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이체 및 입출금 서비스 시간이 확대됨에 따라 대신증권 고객들은 24시간 365일 항시 입출금 및 계좌 이체 서비스는 물론 공과금 납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또 기존에는 주식, 채권, ELS 등의 종합매매와 수익증권, 뮤추얼펀드, ELF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따로 관리해야 했지만 이번 차세대 금융시스템은 금융 계좌를 하나로 통합, 하나의 계좌에서 다양한 유형의 상품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대신증권 차세대 금융시스템 또 다른 강점은 증권사측이 다양한 금융 신상품 설계 등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신상품 설계 시 상품 구성을 위해 필요한 종목 구성, 이율, 세제, 상품기간, 법제 등의 여러 요소를 모듈화해 이들의 조합만으로 개발 기간을 단축했다.

과거 금융 상품을 설계하는데 3개월이 소요됐다면 이제는 단 2주일이면 개발 가능하다는 게 SK C&C 대신증권 프로젝트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개발 및 유지 보수에 드는 노력과 시간을 기존에 비해 20~30%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녔다.

자바기반의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를 도입하고 기존 메인 프레임 기반 환경을 유닉스 오픈 환경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자바는 특정 기능을 구성하는 요소 별 개발이 가능하고 각 요소를 결합해 새로운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개발 및 유지 보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SK C&C는 총 1만 4000여 본의 프로그램 개발 및 시스템 구현, 600여건의 대외 기관 인터페이스 등을 이뤄내며 금융 IT서비스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성공적인 프로그램 개발의 바탕에는 SK C&C의 고유 개발 방법론 SKPE(SK Product Engineering)가 있었다.

지난 2006년 세계 최대규모의 통신 프로젝트인 SK텔레콤 NGM(Next Generation Marketing, 차세대 마케팅 시스템)에서도 확인된 SKPE가 어떤 선진 개발방법론보다 우수한 최적의 방법론임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SK C&C 공공∙금융사업부문장 정철길 사장은 “이번 GIANT프로젝트의 성공으로 SK C&C는 IFRS에서 차세대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금융 IT서비스 분야 1등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며 “SK C&C 금융 사업의 경쟁력은 고객 만족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프로젝트 품질 향상을 통한 고객 대응력 강화에 있다” 라고 말했다.




<金東起 기자>kdk@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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