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사업에서 전격 제외

실현 가능성에 논란 일 듯
 
 
정부공공으로 확산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유지보수료 관련 이슈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금융업계의 대응방식이 과거보다 적극적인 양상을 띠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향후 발주하는 신규사업에 있어 오라클 DBMS는 원칙적인 검토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내부방침을 확정했다.
 
다만 김태식 IT기획팀장은 “비싸기 때문에 심정적인 이유로 도입을 꺼릴 수는 있으나 공식적으로 대외에 표방한 사실은 없다”고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기업은행 IT본부 고위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신규발주하는 사업에서 오라클 DBMS는 제외된다”며 “도입비도 비싸고 유지비도 만만치 않다는 최근 상황이 이같은 배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대안에 대해서는 국산 DBMS 또는 오라클 호환성이 높은 여타 다국적 업체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부터 정부공공으로 확산된 유지보수료 22% 일괄 적용에 따른 것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우리, 기업, 산업, 수출입은행, 농협 및 수협 등이 지난 2007년까지 유예받고 2008년부터 민간기업과 같은 22% DBMS 유지보수료를 적용받는다.
 
이들 은행은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어 발만 구르는 상황.
 
우리은행이 오라클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지만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따라서 이번 기업은행의 움직임이 향후 시장에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즉 선언적 의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 한 관계자는 “오라클 DBMS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은 기존 운영중인 오라클 DBMS와 신규도입 여타 업체의 DBMS의 호환성, 마이그레이션 용이성에 달려있다”며 “최근 IBM이 DB2를 앞세워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오라클은 자신들의 DBMS가 130여개 기능이 있다고 자랑하지만 DBA가 사용하는 기능은 고작 30여개 수준이다. 나머지 기능으로 무거워지는 DBMS엔진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는게 오라클의 현실”이라며 “또 끼워팔기가 더 이상 이어진다면 고객은 오라클에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예를 들어 오라클 DBMS에는 ‘프로그래머’라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일종의 컴파일링 도구로 초기 개발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바꿀 때 주로 사용한다.
 
문제는 업무개발이 완료된 후에는 이 ‘프로그래머’ 기능은 사용할일이 거의 없어진다. 그런데 오라클은 지금까지 채널을 통해 이 기능의 구매를 끼워팔았다는 것이다.
 
결과는 지켜봐야 하지만 기업은행의 이번 조치는 향후 DBMS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측된다.
 
티베로 및 DB2-UDB의 반격, 오라클 자체적인 시장 신뢰의 지속적인 하락이 이같은 사실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金東起 기자>kdk@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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