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국유은행도 두렵지 않다” 초상은행

새로운 먹거리 신용카드사업 경쟁 우위
한국계 은행은 아직 직불카드만 선보여

 
<대한금융신문=차진형, 박하나 기자>중국에서 한국계 은행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만 대한민국을 바짝 추격해 오는 줄  알았는데 금융업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불과 2년전만 해도 금융업은  우리가 앞서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쟁력 부문에서 별다른 우위를 찾을 수 없다.
 
한 전문가는 “최근 들어 중국기업과 중국인을 상대로 마케팅할 수 있는 현지법인의  지속적인 설립은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현지화 전략없이 단순한 분위기 편승이라면 안  하는 만 못하다”고  충고했다.
 
실제로 북경에는 수많은 중국계 은행과 글로벌 대형은행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거대한 공룡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에서 경쟁우위에 설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이 절실하다.
 
◆잠재된 신용카드 시장, 경쟁 가속화
중국은현공사(中國銀聯公司, China Union Pay)가 설립된 이후 개인 신용정보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올림픽, 엑스포와 같은 국제행사를 통해 신용카드 사용환경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카드를 보급하기 위해 2002년 18개의 상업은행의 결제센터를 통해 전국의 ATM 및 단말기(POS) 네크워크를  운영하는 중국은련공사를 설립했다.

이후 2008년 북경올림픽을 계기로 신용카드 가맹점이 증가하고 사용이 확대됐다.

2009년 1분기 통계에 따르면 241개의  은행이 중국은련공사에 가입돼 있으며 지금까지 발급된 은행카드는 직불과 신용카드를 포함해 18억 8837만장에 이른다.

아직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직불카드를 사용하고 있지만  베이징올림픽, 상해 엑스포와 같은 국제행사 이후로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의 신용카드 사용률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직불카드의 발급률은 2002년 32%에서  2008년 18%로 감소한 반면  신용카드의 발급률은 57.7%로 크게 성장했다.

한국의 경제인구 1인당 신용카드 수는 4.1장, 미국의 경우 4.39장, 브라질의 0.95장과 비교했을 때 중국의 경제인구 1인당 소지한 신용카드  수는 0.11장에 불과해 아직도 신용카드 시장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카드발급의 증가와 함께 카드 사용금액은 1조350억위안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사용 범위도 단순한 입출금 업무에서 소비지출과 자금이체와 같은  서비스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중국내 은행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외국계은행은 국제적으로 인지된 브랜드를 이용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중국내 지역은행과 제휴, 국제적 브랜드와 지역적인 특수성을 결합한 신용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내 지역은행도 지역기업들과의 관계를 이용해 종업원들을 위한 맞춤 카드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대도시의 상위층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 북경시 동성구 안정문에 위치한 초상은행의 한 지점.     ©대한금융신문

◆거대은행 부럽지 않은 초상은행
1987년에 설립된 초상은행(招商銀行)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법인주주가  설립한 주식제 상업은행으로 본사는 심천에 있다.

자산규모면에서는 중국내 6위, 2002년과 2006년에 각각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은행이다.

초상은행은 금융전문지  ‘유로머니’,  ‘아시안 뱅커’,   ‘파이낸스 아시아’로부터 ‘중국 최고 은행’, ‘중국 최고 소매은행’, ‘중국 상위 10위 공공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영국 잡지 ‘더 뱅커’가 선발한 ‘세계 1000대 은행’ 중 상위 200대  은행에 포함돼 있으며 중국 최대의 카드 발급사이기도 하다.

설립 당시 단일 지점으로 시작한 초상은행은 현재 중국 40여개 주요 도시에 600여개 지점을 보유한 거대은행으로 변모했다. 
 
자산규모도 2007년 1조3100억위안에서 2010년  4월말 현재 2조1992억위안으로 매년 급증해 중국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주식제 상업은행 중 하나로 꼽힌다.

초상은행의 이같은 성장속도는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도 밑거름으로 작용했지만 신용카
드 사업으로 인한 비이자수입 증가도 눈에 띈다.
 
사실 600여개 지점을 보유한 초상은행이라도 폭넓은 지점망을 보유한 4대 은행을 앞지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초상은행은 아직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지점망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신용카드 사업을 조기에 착수해 현재는 4대 국유은행보다 신용카드 유효고객 수가 많은 은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중국의 은행 카드 중에서 가장 유명한 카드는 초상은행의 ‘일카통’이다.

1995년 초상은행이 처음으로 발행한 ‘일카통’은 카드의 기능과 종합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선해 왔다.

특히 이 카드는 보통예금, 정기저축이 가능한 저축방식을 추구, 여러  종의 화폐를 취급할 수 있고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중국인의 입맛을 맞췄다.

그 결과 소비자가 애용하는 카드 브랜드로 몇 번이나 선정된 바 있다.

2002년 중국내에서 국제 표준의 신용카드를 발행한 초상은행은 팬카드, 항공카드,  백화카드, 상무카드, 백금카드, 무한카드 등 특색 상품을 발행했다.

또한 가입비, 연회비, 수수료 부담 등 추가적인 비용을 꺼리는  중국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첫 해의 연회비를 면제해 주는 카드를  선보여 다수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같이 뛰어난 신용카드 개발과 경영전략으로 ‘하버드 MBA의 교육 사례’로 당선된 바 있다.
 

 

▲ 초상은행은 다양한 카드상품과 금융서비스로 고객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 대한금융신문

◆한국계은행 신용카드 진출 전략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은행 중 카드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우리, 하나은행 두 곳뿐이다.

이 두 은행도 직불카드 업무만 하고 있을 뿐 신용카드 업무는 아직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유효고객 300만명 이상  필요하다”며 “아직 그만큼 고객수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중국은련공사와의 제휴와 함께 다양한 상품 개발로 향후 성장 잠재력은 높다”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중국 현지은행인 길림은행  투자로 신용카드 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국에서 신용카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전산센터를 중국내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이를 우회적으로 풀기 위해 하나은행은 길림은행 지분투자와 함께 현재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업무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국내 은행의 차기 중국 경쟁력으로 카드업무 취급을 꼽았다.

이는 직불카드와 신용카드 보급 등 본격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으로  수수료 수입을 확대하고 점포망 열세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스탠다드차타드, 씨티,  HSBC, 동아은행 등 외국계은행은 국내  은행보다 먼저 직불카드 업무를 개시했고 동아은행은 신용카드 시장까지 발을 넓혔다.

국내 한 전문가는 “중국은 매년 10%에 이르는 경제성장으로 교육 수준과 수입이 높은 젊은 중산층의 고소비 문화가  부상 중”이라며 “소비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동차 회사나 가전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를 선보여  고소득의 중산층을 고객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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