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저축銀 인수자격에 못 미쳐

제도권진입 요원한 꿈으로 남을 듯
 
<대한금융신문 =이남의 기자> 매물 저축은행이라면 늘 관심 가져오던 대부업체의 움직임이 조용하다.

최근 대형 대부업체인 A&P파이낸셜, 웰컴크레디라인 등은 올해 저축은행 인수전에서 한발 물러선다는 방침을 밝혔다.

A&P파이낸셜은 저축은행 대신 해외 대부업체 인수를 통한 해외영업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올해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 A&P파이낸셜의 경우 중앙부산저축은행과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실사에 나서는 등 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제도권 진입을 꾀했다.
 
하지만 현재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인수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대부업체들의 관심이 돌아선 데는 금융당국의 강화된 저축은행 매각 방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매물 저축은행의 입찰가격은 대부업체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됐다.

지난주 입찰 접수가 종료된 삼화저축은행의 입찰참가 자격을 살펴보면 상당히 높은 수치의 자산, 자기자본 비율이 요건이었다.

예보가 공표한 내용을 보면 자산규모 3조원, 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의 금융회사나 금융회사가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컨소시엄으로 제한됐다. 사실상 대부업체는 저축은행 인수 후보에서 배제된 것이다.

자기자본 7000억원, 총 자산 1조6000억원으로 업계 1위인 A&P파이낸셜도 자산규모부터 자격요건에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자산규모가 더 작은 대다수 대부업체들은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할 수조차 없게 됐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금융당국에서는 대주주의 도덕성을 거론하면서 대부업체의 인수를 반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때문에 매번 인수 요건을 강화해 자산규모가 큰 기업이나 금융회사로 제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부업체의 인수중단 소식에 저축은행 업계는 반색하는 눈치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이유로 신용대출에 몰두하고 있는 저축은행 입장에서 보면 대부업체 계열의 저축은행 진입은 소매금융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경쟁업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대부업체 진입은 업계 수익에 위협적”이라며 “소매금융에 주력하는 저축은행에게 대부업체의 인수중단은 희소식”이라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처럼 대부업체는 이전부터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해왔지만 상황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난 2009년부터 저축은행 인수에 나섰던 A&P파이낸셜은 여론, 검찰 수사, 가격이견 차이 등의 이유로 3곳(예한울, 예쓰, 중앙부산)의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올해는 새로운 체재를 갖춘 금융당국의 냉혹한 기류가 대부업체의 앞을 가로막을 전망이다.

namy@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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