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대체 포인트 무상제공
목동에 사는 A씨는 잘 쓰지 않는 카드를 해지하기 위해 A카드사의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해지사유를 묻는 상담원에게 “휴면카드인데다가 연회비가 비싸다”는 점을 이유로 들자 상담원은 서슴없이 “연회비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지급할테니 연회비로 대체해서 사용하라”고 권유했다.
A씨가 사용하는 카드의 연회비는 2만5000원. 카드사는 즉시 포인트를 지급했고 A씨는 이를 연회비로 대체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은 유효기간이 만료돼 소멸된 포인트를 재원으로 회원 유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7년 이후 연회비 없는 카드는 없어졌다. 연회비 부담 때문에 소비자들은 특별히 필요치 않는 카드를 정리하는 추세다.
이에 카드사들이 머리를 굴려 내놓은 방안이 바로 연회비 대체 포인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과당 경쟁으로 카드사들이 더이상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힘든 상황에서 포인트로 연회비를 대체하는 것은 고객과 카드사 모두에게 이득”이라며 “하지만 대책 없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카드의 혜택을 잘 누리지 못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드사들의 이런 관행을 꿰뚫고 해지할 생각은 없지만 포인트를 받을 생각에 일부러 항의전화를 해 포인트를 받아가는 약은 고객도 있다”며 “카드사들이 무상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정당한 행동은 아니지만 고객우선인 카드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충성심 높은 고객이 쌓아 놓은 포인트를 카드를 사용하지도 않는 고객을 위해 선뜻 내놓는 카드사. 꼬박꼬박 연회비를 내며 카드를 이용해온 고객들은 바보가 된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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