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우리은행 최상학 법인장

▲ 인도네시아 우리은행 최상학 법인장     ©대한금융신문

“국내 은행에게만 해외 진출을 강요해선 안된다. 국내 금융당국도 해외에서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협력자가 돼야 한다”

인도네시아 우리은행 최상학 법인장은 현지에서 영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상학 법인장은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국내 은행들은 너도나도 해외 지점을 개설하기 시작했다”며 “결국 위기 이후 대부분 은행들이 철수했지만 무분별한 해외 진출 계획이 독이 된 결과”라고 회상했다.

최 법인장은 당시 해외진출의 실패에 대해 “교민 및 한국계 기업에 대한 영업 한계보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해외 진출 계획을 국가별로 적절하게 분배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진출 초기 현지 금융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교민과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다”며 “현지에 정착도 못한 가운데 또다른 국내 은행이 시장에 들어온다면 결국 국내은행끼리 경쟁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중국의 경우 진출한 은행들의 실적이 좋다는 평이 나오자 중형은행은 물론 지방은행까지 무더기로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현지화를 목표로 두고 있지만 정착하기까지는 교민과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주력해 해외에서도 국내은행간 경쟁이 발생되고 있는 형국이다.

최상학 법인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은 아직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자금 수요도 다 소화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당국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의 해외진출 계획을 나라별로 분배하고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현지화 단계에 대해 최 법인장은 “법인 설립한지 19년이 지났지만 현지화를 위한 길은 아직 멀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계획단계이기는 하지만 우리은행에서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ATM서비스와 체크카드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은행은 지난해 외국계 은행은 물론 현지 은행 중에서도 드물게 평가등급 1등급을 획득했다”며 “향후 금융감독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개시하는데 있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현지화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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