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라데이타 박진수 대표이사

▲ 한국테라이데이타 박진수 대표이사     © 대한금융신문
성능 테스트시 내부임원 결정적 실수 범해…결국 퇴사 
 ‘비싼’ 테라데이타,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절감 높을 것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지난 1989년 한국법인 설립 이후 20여년 동안 한국 DW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테라데이타. 하지만 지난해 신한카드가 새롭게 DW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오라클의 엑사데이타를 선택하며 그들의 자존심은 구겨지고 말았다.

신흥 경쟁자의 도전에 테라데이타는 어떤 전략으로 금융권 1위 자리를 지킬 것인가. 테라데이타 박진수 대표는 “올해 말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말로 오라클과의 전면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오라클의 엑사데이타가 금융권의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신한카드가 카드업계 최대의 차세대 EDW플랫폼으로 테라데이타가 아닌 오라클을 선택해 충격이 컸을 것 같다. 신한금융은 오랫동안 테라데이타가 강세를 보이던 곳 아니었는가.

우선 작년에 오라클 엑사데이타와의 경쟁에서 진 곳은 신한카드 한 곳뿐이었다. 이는 성능테스트 당시 영업수장의 전략적 판단 실수 때문이었다. 테스트시 대등한 조건에서 실행했어야 했지만 같은 요구사항을 오라클에 비해 현저하게 작은 기기로 테스트 한 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당시 신한카드가 구축하는 EDW는 170TB 규모로 동종업계 최대 규모였다). 그는 현재 퇴사한 상태다.
 
-올해는 엑사데이타에 대한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예상하는가.

금융권에서 엑사데이타를 대용량으로 선택해서 오픈한 케이스는 아직 없다. 신한카드 EDW도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올 연말 어떻게 되는지 한번 지켜보라. 엑사테이타에 대한 검증이 나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모든 회사가 오라클을 쓰는 가운데서도 테라데이타를 걷어내지 않고 쓰는 거 보면 신기하지 않은가.
 
오라클은 기본적으로 OLTP(온라인 트랜잭션 처리)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DB이며 우리는 OLAP(온라인 분석 처리) 만을 위해 만들어진 전용 DB다. 요구사항이 작거나 데이터 사이즈가 작으면 오라클이 용이할 수 있지만 요구사항이 커질 경우에는 쉽지 않다. 오라클이 썬 인수 후 엑사데이타를 많이 팔긴 했지만 대부분이 OLTP를 위한 것으로 OLAP 용으로는 많이 팔지 못했다.
 
-그렇다면 기존 고객들이 테라데이타를 계속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경쟁업체인 IBM이나 오라클은 기능은 좋지만 손이 많이 간다. 계속 만져줘야 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테라데이타는 고객들이 아무리 큰 시스템을 사용해도 0.5~1명의 기술자만 있으면 된다. 그래서 유저간담회를 실시하게 되면 각 회사당 1명 밖에 없는 기술자를 빼내오기가 정말 힘들다.

또 성능적인 면에서 일본 금융사의 예를 들면, 일본 카드회사 10군데 중 9군데가 우리 고객이다. 보통 카드사에서 복잡한 쿼리라면서 요청하는데 우리가 보면 단순한 쿼리다. 왜 그들이 복잡하다고 생각하는 줄 아는가. 바로 그것이 오라클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복잡한 성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빅데이터 전문 분석업체인 에스터데이터(Aster Data)를 인수하며 적극적인 빅데이터 시장진입을 발표했다. 올해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빅데이터 전략은 어떠한가.


빅데이터 매출은 많아야 5~10%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에스터데이터를 인수한 것은 매출성장이 아닌 회사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트렌드를 놓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앞으로도 마켓의 리더쉽을 지키기 위해 빅데이터 부문을 계속 공략해 나갈 생각이다.

금융권의 경우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아직 적은 편이다. 보통 은행에서는 계정계 시스템을 전부 정형화된 데이터를 만들어 분석하고 있다. 비정형 데이터는 웹데이터나 고객센터의 축적된 데이터를 모아 고객응대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상품을 추천하는데 이용하는데 아직까지 이런 면에서는 금융권의 관심도가 낮은 편이다.

무엇보다 빅데이터를 쓰지 못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한국에 있다.

-한국의 근본적인 문제? 그것이 무엇인가.

업계 전체적으로 빅데이터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기술자가 없다. 국내에 10명도 안 된다. 그래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 쓰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테라데이타는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해 투이컨설팅과 4월부터 3일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 양성 과정에 들어간다. 데이터 과학자를 양성하고 교육시켜 빅데이터의 정의부터 활용법까지 체계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테라데이타에스터 빅데이터의 장점은 하둡베이스가 아닌 SQL로 돼 있어 일반 기술자들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점이 있다면 하둡은 무료, 우리는 유료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용은 절대 높지 않다. 하둡 기술자는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일인당 한 달에 5000만원이 들어간다. 리눅스 배포업체인 레드햇이 왜 돈을 버는 줄 아는가. 리눅스는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처음엔 공짜로 구입하지만 계속해서 관리·지원이 필요한 소스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는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올해 이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올해 테라데이타의 금융권 사업 목표는 어떻게 되는가.
 
아태지역 전체로 보면 테라데이타 매출의 50%가 뱅킹 및 금융에서 나온다. 금융에서 최대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우리의 지상과제라 할 수 있다.
 
특히 한국테라데이타는 은행권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편인데 항상 매출의 50%를 상회하다가 작년에만 50%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작년 통신산업 매출이 새롭게 발생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올해 다시 금융권에서 50%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기존 고객을 지원하는 게 첫번째 목표다. 다른 곳에 뺏기지 않은 것만으로도 올해 목표인 50%를 금융에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은행의 연간 IT예산은 어마어마하지만 그 중 분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적다. 테라데이타의 고객인 이베이(ebay)의 경우 일년에 우리에게 1000억원을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분석에 대해 그 정도로 투자해야 한다는 마인드는 없는 것 같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분석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아지는데, 분석투자를 통해 은행텔러들까지도 분석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본다.

mik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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