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FSB연구소 장미화 차장

▲ 신한FSB연구소 장미화 차장
인터넷,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이 일반화되고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전자화폐 결제가 일상화되는 사회가 도래했다.

실제 주변에서도 스마트폰에 모바일 캐시나 카드를 담아 다니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하루 종일 단 한번도 지갑을 꺼내지 않는 생활을 쉽게 엿볼 수 있다.

이같이 현금이 필요없는 소비생활(Cashless)이 가능해지면서 은행서비스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먼저 미국에서는 한 금융벤처가 캐시리스(Cashless), 카드리스(Cardless), 페이퍼리스(Paperless)를 표방하며 은행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미국의 무브앤뱅크(Movenbank)는 점포는 물론 자체 ATM도 없고 현금카드 또한 발행하지 않는 은행이다.

고객이 무브앤뱅크를 이용하려면 차세대 무선통신 규격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 통신) 금융칩이 내장된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이 스마트폰이 현금카드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즉, 고객이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싶을 때는 NFC가 장착된 제휴 ATM에 스마트폰을 가까이 갖다 대기만 하면 인출할 수 있다.

미국 대도시권에서 일반화되고 있는 비자 및 마스터카드의 NFC 결제서비스를 이용해 오프라인 점포에서 결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편 계좌에 입금할 때는 스마트폰 및 PC를 이용해 타행 계좌에서 이체를 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수표 사진을 촬영해 스캔하면 된다.

캐시리스 은행이라는 혁신적인 시도와 더불어 무브앤뱅크에서는 새로운 신용평점 방식을 바탕으로 여신을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가지고 있다.

보통 미국 금융회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등 금융거래를 할 때는 신용카드 거래 이력 등에서 산출된 신용평점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를 많이 이용할수록 높은 점수를 얻기 쉬운 구조다.

이런 구조하에서는 신용카드를 쓰지 않고 열심히 저축하는 근검절약형 소비자일수록 점수를 쌓기 어려워 대출금리 우대를 받기 어려워지는 등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무브앤뱅크는 차입이 많은 사람일수록 대출이 유리해지는 현 상황을 바꿔보기 위해 자체 신용평점제도인 ‘CRED’를 개발했다.

CRED는 금융회사와의 거래상황과 더불어 소셜네트워크 상에서의 활동(친구의 수, 관심사, 인터넷 카페 운영자 등 책임있는 활동) 및 그 사람의 돈에 대한 사고방식까지 고려해 신용평점을 산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종전 방식하에는 평점이 낮았던 사람일지라도 많은 친구가 있고 낭비를 하지 않는 사람이란 사실이 확인되면 CRED 스코어가 높아져 저금리로 대출받는 것이 가능하다.

무브앤뱅크와 유사한 콘셉트의 금융회사가 또 있다.

‘심플(Simple)’이란 이름의 이 서비스는 무브앤뱅크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채널을 전혀 가지지 않고 거래할 수 있는 은행서비스다.

심플은 현금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이 일체화된 카드를 발행해 미국 내 약 4만개 장소에 설치된 제휴 ATM에서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이 회사는 트위터 개발자 중 한 사람인 알레스 페인을 CTO로 영입해 단순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스마트폰 전용 거래 화면을 개발했다.

이 밖에도 사전에 등록한 사람들끼리 원터치로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 및 자신의 예산에 맞게 이용할 수 있는 부근의 레스토랑 소개서비스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은행들도 캐시리스의 진전, 점포 방문객수 감소 등 고객의 거래형태 및 기술의 급격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전체 거래의 91.9%가 비대면 채널에서 이뤄져 창구이용 고객(8.1%)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영업점을 찾는 고객의 수도 2010년 대비 0.9% 포인트 줄었다.

다른 은행들 사정도 대동소이하다.

이러한 데이터가 지점을 줄이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지만 변화된 거래형태와 고객욕구를 반영한 지점설계, 보다 편리한 레이아웃과 적절한 입지, 나날이 영향력이 커지는 소셜 네트워크를 뱅킹서비스에 연계하는 방법 등을 찾아내는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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