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지점 윤창수 이사장

호주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지점 윤창수 이사장

코리안커뮤니티 투자로 설립
수익의 30% 교민사회 기부

<호주 시드니=전선형 기자> 호주 시드니의 한인타운 스트라스필드지점 윤창수 이사장은 선한 눈매가 인상적이다. 어떤 질문에도 인상한번 쓰는 일 없이 항상 웃음으로 화답하며 상대방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게다가 그의 답변속 일관된 신념은 마음을 더욱 녹게 만들었다. 바로 ‘교민들에게 받은 도움을 돌려줘야 한다’는 의지다. 벤디고은행과 생사고락(生死苦樂)을 함께한 그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2002년 설립된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지점은 그 지역에 사는 한국 교민들이 직접 세우고 운영하는 커뮤니티형 은행이다. 모든 업무와 고객서비스는 일반 시중은행과 똑같이 운영하되 지역 주민이 소유하고 운영하며 은행 수익의 일정분을 해당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신협과 비슷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윤 이사장은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지점 설립부터 지금까지 벤디고은행 생사고락을 함께한 산 증인이다. 설립 이후 2년간 적자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한국 교민들을 끈질기게 설득시키며 흑자로 돌아선 지금까지 벤디고은행의 운영을 책임지고 잇다.

윤 이사장은 “스트라스필드지점은 사실 교민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설립이 안됐을 수도 있다”며 “벤디고은행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주민 250명이 자발적 주주투자를 해야 하는데 당시 한국 교민 150명도 모으기 힘들었다. 게다가 설립이 된 후에도 2년간은 수익이 전혀 나지 않아 주주배당도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설립을 적극 도와준 교민들의 얼굴이 생각났다”며 “이후 한인 고객 유치를 위해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명함을 들고 무작정 한인타운을 돌기도 하고 여러 제도를 변경하며 교민 외에 호주 자국 고객 유치에도 힘을 쏟았다”고 전했다.

윤 이사장의 이같은 노력 탓이었을까. 벤디고은행 스트라스필드지점은 2005년부터 2만 호주달러(한화 2200만원)씩 수익이 나기 시작했고 적자를 벗어난 현재 20~30만호주달러(한화 2억2500만원)의 예금을 매년 유치하고 있다.

또한 2003년 1500명에 불과했던 거래고객이 2008년말 기준 6000명으로 늘어났으며 거래량도 1억3000만 호주달러(한화 1000억원)로 확대됐다.

윤창수 이사장은 은행에 수익이 발생하자마자 교민사회에 바로 환원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적자로 시행하지 못했던 주주배당도 곧바로 시행했다.

그는 “우리 지점 주변으로 호주 4대 은행이 세워져있는데 이들은 매년 65만불의 수익을 내고 있다”며 “하지만 기부에는 인색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수익의 30%를 호주 교민사회에 매번 기부하고 있다”며 “주주배당의 경우 아직 2번밖에 시행하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일년에 두 번씩 꼬박꼬박 배당을 해 교민사회에 모두 환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한국 교민 외에도 현지 고객 유치에도 열심히다. 신용카드 발급 기준을 완화시키는 한편 잠재고객인 학생들에게 계좌 및 직불카드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윤 이사장은 “최근 은행들의 신용카드 고객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며 “우리도 이들에게 손님을 뺏기지 않으려 다분히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이어 “카드발급 기준을 다른 은행보다 단순화시켰으며 연회비가 45달러인 서민형 신용카드를 제작해 서민층을 시선을 끌고 있다”며 “여기는 학생들도 모두 계좌를 오픈해야 금융생활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보통 자신들이 오래 거래한 은행에서 지속적인 거래를 하길 원한다. 때문에 잠재 고객인 학생들에게 계좌 및 직불카드 발급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이득을 위해서가 아닌 호주 교민들과 더불어 잘 살길 바라는 마음을 지닌 윤 이사장. 그의 신념대로 호주 교민사회가 벤디고은행과 함께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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