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 금융부 조윤서 부장

▲ 여신금융협회 금융부 조윤서 부장

은행 이어 대부까지 합류해 저리로 공략
캐피탈사, 원스톱서비스 및 금리인하 필요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최근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내 금융사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은행은 낮은 금리를 무기로 속속 진입하고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까지 뛰어들면서 그야말로 ‘금융 각축장’이 됐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자동차 할부금융을 먹거리로 삼아왔던 캐피탈사들은 수익이 줄어들었으며 작은 회사들은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까지 왔다.

이에 오랫동안 캐피탈업계에 몸 담아온 여신금융협회 조윤서 부장은 앞으로 캐피탈사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낮은 금리는 물론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윤서 부장과의 일문일답.

- 현재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의 상황은.

최근 경기가 위축됐지만 자동차거래량(신차+중고차)은 급감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악화로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늘면서 매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캐피탈사는 약 45개 정도다. 최근에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대부업체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이 낮은 금리를 무기로 시장에 진출해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 타 금융권 진출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시중은행들이 속속 진출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내 MS(시장점유율)는 낮은 편이다.

총 33조원 가량의 자동차할부금융 잔액 중 은행권의 할부 잔액은 3000억원 정도로 1%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들이 금리에 상당히 민감하다보니 은행에 시장일부를 내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캐피탈업계 반응은 어떤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들의 낮은 금리로 인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전사들은 양질의 고객이 빠져나가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금리에 민감한 고객은 은행의 자동차할부가 불편하더라도 금리가 낮은 은행 상품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은 대부분 신용도 1~4등급 정도다.

지속해서 은행으로 높은 신용도 고객이 빠져나가게 될 경우 신용대출과 같은 고객 단층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우리는 바로 이점을 우려하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캐피탈은 평균 24%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은행은 8%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높은 양질의 고객은 은행으로 넘어갔고 결국 여전사들은 2차 부실위험을 떠안게 됐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아직까지 캐피탈사들이 선점하고 있어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은행이 영역을 넓혀 간다면 캐피탈사들은 자동차할부에서도 저신용자만 취급해 신용대출처럼 은행과 금리 격차가 발생해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가 부실위험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은.

우선 금리 조정이 필요하겠다.

현재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곳은 대형사 및 캡티브가 있는 회사들이다. 예를 들어 현대캐피탈, 아주캐피탈, BMW파이낸셜, 도요타파이낸셜 등이 여력이 있다고 본다.

또한 은행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는 서비스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

현재 캐피탈사들은 자동차업계와 긴밀한 협조로 차량구매에서부터 금리제공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은행을 이용할 때처럼 자동차회사에서 자동차를 구매하고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아야하는 불편은 없다는 소리다. 캐피탈사들은 이 부분을 잘 활용해 은행과 경쟁해야 한다.

이밖에 다양한 부가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의 개발도 필요하다.

- 캐피탈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자동차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를 개선해 여신협회에 등록된 캐피탈뿐만 아니라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 교통안전공단과 협력해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던 자동차 등록, 해지, 저당권 설정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다이렉트 할부를 통해 편의성을 높이고 중간 딜러 비용을 없애 금리를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번 달부터 신청 기업에 대해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부수업으로 중고차매매업과 보험대리점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소비자권익 보호를 우선으로 하는 금융당국의 목적과도 상통할 것이다.

-2013년 캐피탈업계 전망은.

올해 캐피탈사들의 경영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외 경기둔화와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으로 소비구매력 감소 그리고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설비투자 심리 위축 가능성,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실적은 정체 또는 둔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어디든 돌파구는 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새 수익원 발굴을 통해 캐피탈사들이 전략경영을 시행한다면 승산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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