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나이에 영업 뛰어들어 열정으로 승부
“스펙보다 인적네트워크를 쌓아라” 조언도

▲ 농협은행 양재하나로지점 이옥희 지점장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지만 아직 은행에서만큼은 여자 지점장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존재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농협은행에서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며 정년을 앞둔 여성 지점장도 존재한다.

주인공은 바로 양재하나로지점 이옥희 지점장(57).

그녀는 농협 유니폼을 입은 지 35년 만에 지점장에 올랐다.

정년을 앞둔 시점에서 맡은 지점장이지만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기도 하다.

때문에 그녀는 아직도 일에 대한 열정과 농협은행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찬 신입사원과 같이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지점장이 되기까지 결코 순탄하진 않았다.

이옥희 지점장은 스무살 어린 나이에 농협중앙회에 들어와 보험업무를 처리하는 공제사업부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때를 회상하며 이 지점장은 “지금이야 시절이 변해 여성의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당시 금융권에서 여성이란 남성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20여년 간 공제부에서 후선업무를 맡으며 같은 부서에 있던 남자직원들이 승진을 하고 책임자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니 나도 여기서 머물러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영업전선에 뛰어들었을 때 그녀의 나이는 40세였다.

늦은 나이였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고 노력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녀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매년 업적평가에서 최상위를 달리며 회장, 대표이사 표창을 연달아 수상했다.

지난해 2월 양재하나로지점 부지점장으로 승진한 후 1년 만에 지점장으로 발탁됐다.

이옥희 지점장은 “후선에 있으면서 안주한 시간이 있어 승진시험 준비가 늦어졌지만 뒤늦게 느낀 바가 있어 남들보다 몇 배 열심히 한 것이 지점장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점장 꿈을 이뤘으면 잠시 숨을 돌릴 만도 한데 그녀는 아직도 힘이 넘친다.

이옥희 지점장은 “양재하나로지점은 하나로마트 내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부가혜택을 누릴 수 있는 채움카드가 우리 지점의 특화상품”이라며 “지난해 1800좌 정도 신규 개설을 했는데 올해엔 2000좌 신규개설을 목표로 전직원이 영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퇴 이후에도 컨설팅으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을 만큼 그녀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여성 후배들에게 조언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 지점장은 “최근 소위 스펙을 갖추는 것은 평준화돼 특별한 경쟁력이 되기 힘들다”라며 “여성이 가진 감성과 부드러움을 바탕으로 동호회, 학교 등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는다면 시간이 지나 큰 경쟁력이 돼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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