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

▲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
투자문화가 조금씩 바뀌는 듯하다.

국내 주식 중심이었던 투자문화가 서서히 글로벌로 확대되고 있으며 투자 대상도 해외 채권 중심에서 벗어나 해외 주식이나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아무래도 ‘저성장’이라는 화두가 코스피 2000선에서 멈춰있는 국내 주식에 대한 회피와 해외 주식의 상대적 선호로 나타나는 듯싶다.

다만 해외 주식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 상황이라 보다 안정적인 투자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 ETF로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인다.

이제 고민은 좋은 해외 ETF를 고르는 것이다.

먼저 ETF의 속성을 인지해야 하는데 바스켓이나 합성 ETF가 아닌 일반적인 ETF는 국가나 업종 그리고 상품(Commodity)을 추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3단계에 걸쳐 ETF를 고르는 방법을 추천한다.

먼저 △유망한 국가를 추출하고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 중에서 △유동성이 풍부하며 운용보수가 적고 추적오차가 크지 않는 해외 ETF를 고르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방법은 국내 ETF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유망한 국가를 고르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매크로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를 위해 IMF가 발표하는 GDP 성장률과 해당 국가의 밸류에이션 그리고 최근 주가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스코어링을 한 결과 러시아와 아르헨티나 그리고 중국 등이 상위권에 위치했다.

선진국보다는 이머징에 해당하는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우리나라도 비교적 상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 등도 나쁘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업종별 현황도 점검했는데 해외 ETF를 고르는 작업인 만큼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에서 제공하는 월드(World) 지수를 통해 접근했다.

PER(주가수익배율)과 EPS(주당순이익)의 변화율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내구소비재/의류와 IT소프트웨어/하드웨어 그리고 반도체 장비 등이 상위권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월드 지수의 특성 상 선진국 비중이 높아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니클로와 같은 종목의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IT 관련 업종의 개선 등도 아이폰5나 갤럭시S4의 출시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ETF 기본 요건들을 조사했다.

ETF는 인덱스펀드를 증권화한 상품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풍부해야 하고 해당 인덱스를 잘 쫓아가는 것이 우선 덕목이다. 그리고 설정액의 크기도 중요하며 최근 ETF 시장의 화두가 되고 있는 운용보수 인하도 충분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세 가지 방법을 거쳐서 모두 20개의 해외 ETF를 추출했다.

선정된 해외 ETF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미국에 상장된 ETF이다. 글로벌 ETF 시장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투자대상 국가는 이머징과 러시아·말레이시아 등을 뽑았고 업종은 IT와 유틸리티 그리고 기저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금융업종이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 ETF를 제외한 채권이나 상품 ETF도 고민했다. 이중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iShares Barclays TIPS Bond ETF’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맞물려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국내 투자보다 해외 투자는 리스크가 더 많다. 정보의 부족, 환율과 같은 변수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투자 환경 하에서 해외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근한다면 해외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좋은 해외 ETF를 고르는 것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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