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임재호 연구원
국내에 펀드 판매채널이 다양화될 전망이다.

올해 1월 금융위원회는 펀드판매채널 간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의 펀드 선택권 확대를 위해 하반기 중 개방형 펀드 판매회사의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방안의 핵심은 개방형 펀드 판매 플랫폼인 ‘온라인 펀드 슈퍼마켓’과 함께 ‘독립투자자문업제도’ 및 ‘복수전속모집법인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독립투자자문업은 투자 권유 등을 담당하는 판매자문사를 말하며 복수전속모집법인이란 다수의 회사와의 전속계약을 통해 다양한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판매법인을 지칭한다.

현행법 상에서는 투자권유대행인이 하나의 전속회사 상품만을 권유하도록 하고 있어 다수 회사와의 전속계약을 통한 복수전속모집법인제도는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위원회는 투자권유대행인 관련 법률 조항의 개정을 추진하며 펀드판매채널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복수전속모집법인제도 시행은 펀드산업에서의 독립형 판매채널의 확대를 의미하며 이에 따라 현재 가장 포괄적 형태의 독립형 판매채널인 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로의 도입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복수전속모집법인제도는 본격적인 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 도입에 앞선 업권별 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의 형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와 복수전속모집법인은 취급상품 범위에서만 차이를 보이며 배상책임과 다른 부분은 같은 형태를 띄고 있다.

특히 펀드 독립판매채널은 국내 보험시장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생명보험시장에서 독립판매법인(GA)의 판매비중(월납초회보험료 기준)은 18% 수준까지(손해보험 20~25%) 상승하며 주요한 판매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예를 들어 대형 독립판매법인 GA코리아와 프라임에셋의 설계사 규모는 8000명 이상에 달하는 등 독립판매법인의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복수전속모집법인의 시행으로 판매사의 지위가 전반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금융회사의 진출 등에 따른 경쟁 심화로 기존 금융회사의 시장 경쟁력 유지는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따라서 이미 독립 판매채널의 경험을 갖고 있는 보험업계는 대응책을 펼치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기존 독립판매법인을 금융상품판매회사 형태로 전환할 예정이며 AIG손해보험도 기존 전속 설계사와 대리점 채널을 글로벌 그룹 차원에서 설립한 금융상품판매회사로 이관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그룹에 기회의 요건도 있다.

주요 금융상품 제조(자산운용, 보험, 증권 등)의 경쟁력을 가진 금융회사 입장에서 독립형 채널의 확산은 전체 채널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복수전속모집법인제도에 이어 궁극적으로 금융상품판매전문회사의 도입은 결국 전속채널의 상대적 역할 축소를 야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 금융그룹으로서는 제조기능의 강화와 함께 판매채널 부문의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능력 확충이 무엇보다 필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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