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단순화하고 기여도 높은 고객에만 혜택을

차별화 속 수익성 높은 부대업무 발굴 나설 듯
가맹점업무 위탁 등 비효율적인 업무기능 개선

<대한금융신문=장승호 기자> 그간 고속성장 가도를 달려온 현대카드가 또 한번의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지난주 초 “10년 전 과감한 혁신으로 성공의 역사를 써온 것처럼 향후 10년은 전혀 다른 개념으로 카드 시장에 제2의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그 서막을 알리는 상품체계 개편안을 공개했다.

새 상품체계는 단순, 편리함으로 요약된다. 종전 다양한 알파벳 카드 시리즈에서 포인트를 쌓는 M시리즈(M·M2·M3)2와 캐시백 혜택을 주는 X시리즈(X·X2)로 단순화했다. VVIP카드(블랙, 퍼플, 레드)는 그대로 유지된다.

M카드와 X카드는 결제금액에 따라 적립되는 포인트와 캐시백이 다르다. 즉 많이 쓸수록 적립률이 높아진다. 다만 월 이용 금액이 50만원 미만인 고객은 어떤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철저히 기여도가 높은 우량고객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이 “카드 시장에 제2의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금융업계는 현대카드의 사업전략 등 다음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카드업계의 유일한 오너 경영인으로서 지난 10여 년간 보여준 스타일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무언가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에선 6월 25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용카드사 CEO 간담회’에서 쏟아낸 정태영 사장의 말에 주목하고 있다. 카드사 CEO로서 감히 꺼내기 힘든 멘트가 있었다는 점에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날 정 사장은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 시기가 적당치 못했다, 카드론 등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고 문제가 있다, 카드사에 허용된 추가 부수업무(빅데이터를 활용한 컨설팅 서비스, 디자인·상표권 사용 허용: 오는 9월 23일 시행예정) 중 매력 있거나 도움되는 게 없다, 부수업무 규제 완화가 더 필요하다” 등 거침없이 사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이 언급한 내용을 고려하면 현대카드는 앞으로 대출금리 하향조정과 함께 무리한 대출자산 확대를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부수업무 규제에 불만을 표출한 만큼 원하는 추가 규제완화를 이끌어내 수익창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대카드의 상품개편에 이은 두 번째 파격행보로 이 대목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선보인 바 없는 수익성 높은 중개서비스 등 부수업무 영위를 점치고 있다.

한편 현대카드는 최근 비용절감을 위해 가맹점 업무 일부를 BC카드에 위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는 가맹점 업무 관련 EDC(Electronic Data Captur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신용카드 거래승인 시점에서 발생된 가맹점 실적을 근거로 카드사에서 결제대금을 자동 입금 처리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보면 현대카드는 비용절감 기반의 효율적 업무기능 조정, 우량·충성고객 중심의 회원 구축, 수익성 높은 부수업무 개발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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