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최현우 연구원
현금 계수기를 비롯해 ATM, 인터넷뱅킹 보급 등으로 금융거래와 관련된 은행 창구직원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반면 은행이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점포 규모를 축소함에 따라 기존에 세분화됐던 지점 내 개인별 업무는 통합되는 추세다.

이같은 기술발달 및 점포 축소 등의 추세에 따라 단순한 금융거래처리 업무 비중이 높았던 창구직원에게 금융상품 판매 등과 관련된 새로운 역할이 기대되고 은행이 창구직원에 요구하는 업무 범위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전략 및 조직구조의 개편, 판매절차의 개선 등 전반적인 구조변화 없이 창구직원의 역할만 바뀔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은행들은 창구직원의 금융상품 판매실적을 높이기 위해 고객대응 매뉴얼을 개선하고 창구직원에 대한 교육 강화,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일부 은행에서는 점포운영 전략 및 조직구조의 개편 등이 수반되지 않아 금융상품 판매경쟁과 관련 여러 부작용을 초래했다.

예를 들어 인센티브 지급이 개별 직원 단위로 이뤄질 것인지 팀 단위로 이뤄질 것인지 등에 따라 성과달성 정도와 조직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또 고객은 은행의 과도한 상품판매 노력이 고객의 시간을 뺏거나 필요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창구직원의 단순한 역할변화는 은행의 신뢰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창구직원의 능력 발휘를 극대화하기 위해 포괄적인 접근뿐 아니라 CRM, DB관리 및 분석 등을 바탕으로 하는 섬세한 고객관리가 필요하다.

CRM, DB관리 등 고객 유형을 분석함으로써 고객과의 소통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미국의 한 중견은행인 움프쿠아는 실행에 옮겨 성공했다.

은행의 조직과 전략, 창구직원 역할이 동시에 변화한 좋은 사례로는 미국 오리건주의 움프쿠아 은행을 꼽을 수 있다.

움프쿠아는 지점을 매장 개념으로 바꾸고 각 매장에는 매장 관리자와 만능 직원인 UA(universal associate) 두 가지 형태의 직원을 배치한 게 특징이다.

UA는 계좌개설, 대출로부터 금융상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교육을 받으며 순환보직형태로 이동한다.

고객을 이해하고 나니 움프쿠아 지점엔 고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국내 은행도 포괄적 차원에서 점포 및 직원의 역할 재점검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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