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넷앱 김성태 이사

▲한국넷앱 김성태 이사

가정을 하나 해보자. 출근해 보니 책상에 동일한 제조사에서 생산한 같은 모델의 노트북 두 대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 왼쪽 노트북의 전원 버튼을 누르니 부팅하고 윈도우 화면으로 전환되기까지 10초 남짓 걸렸다.

반면 오른쪽 노트북은 다섯 배인 50초 정도 소요됐다. 이번엔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된 고화질 사진을 열어보았다. 왼쪽 노트북은 클릭과 동시에 바로 열리는데 오른쪽 것은 열배나 걸린다.

분명 겉모습은 똑같이 생긴 노트북인데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는 무엇일까?

농담이라도 인터넷 속도 때문이라는 말은 하지 말자. 컴퓨터 부팅과 파일 확인은 인터넷과 무관하다. 두 제품의 속도 차이는 SSD(플래시 메모리로 만든 차세대 저장장치)의 장착여부에 기인한다.

플래시는 노트북 드라이브에 저장된 데이터를 읽거나 처리하는데 기존 HDD(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을 저장하는 장치)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와 성능을 제공한다.

플래시가 주는 속도의 이점은 개인 차원의 데이터 관리가 아닌 기업의 데이터 관리로 확장해 살펴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요즘 기업에서는 시스템이 절대로 다운되지 말아야 하는 하드웨어 환경 이른바 ‘미션 크리티컬’ 업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짧은 기간 내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특정 고객층을 타깃으로 새로운 모바일 금융상품을 개발하거나 하루 24시간 동안 몇억 건의 온라인 금융거래와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등이다.

미션 크리티컬 업무는 회사의 중요 업무이면서 빠른 처리와 안정적 데이터 관리가 필수다.

은행 고객이 스마트폰 앱으로 이체를 하는데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아무리 입력해도 스토리지에 저장된 고객 DB에서 회원 정보를 불러오지 못하면 로그인 자체가 되지 않아 사용자는 스마트 뱅킹 자체를 포기하고 경쟁 은행사 통장을 개설하게 될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빠른 응답시간과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하는 중요 업무 환경을 위해 플래시 구축이 고려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플래시는 기존 HDD 보다 비싸기 때문에 플래시를 구축하려는 기업은 과연 플래시에 저장해서 관리하려는 데이터가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구축할 만큼의 가치를 제공해주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이 필요로 하는 성능(IOPS)을 지원하기 위해 HDD와 플래시 기반의 SSD 구매 비용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때 고성능의 목표 IOPS를 기준으로 구성할 경우 CAPEX 및 OPEX 측면에서 플래시 기반의 SSD가 HDD보다 더욱 저렴할 경우도 있다. 필요한 ‘용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와 목표 ‘성능’을 기준으로 할 경우 비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플래시 구축과 관련해 기업은 스토리지 전체를 플래시로 교체하는 방식과 플래시와 HDD를 적절하게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크게 두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두가지 방식 중 어느 플래시 솔루션이 경제성과 서비스 수준에서 뛰어난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IT 비용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금융회사들은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 데이터 성격 및 증가추세, 운영 관리에 필요한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ROI가 가장 높은 적절한 플래시 솔루션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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