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자금부 김창연 부장

바젤Ⅲ 기준 글로벌 채권 첫 발행
민영화 대비 안정적 자본 확충 기대

▲ 우리은행 자금부 김창연 부장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우리은행이 최근 바젤Ⅲ 시행 이후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외화 후순위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발행 규모는 10억달러, 만기 기한은 10년이다.

금리는 미국 국고채(10년)보다 2.075% 높다.

우리은행 자금부 김창연 부장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고 답했다.

사실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바젤Ⅲ 기준의 글로벌 후순위채를 발행한 터라 흥행에 참패할까 봐 걱정이 앞섰다.

4월 23일 본격적으로 은행 문을 열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마감 후 책상에 발행 금액의 5배인 50억달러 주문서가 도착했을 땐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이번 글로벌 채권 발행의 의미를 설명해 달라.

시장 기준으로는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바젤Ⅲ 기준의 적격 글로벌 후순위채를 발행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은행으로써는 민영화를 앞둔 상황에서 건전성 유지를 위해 중요한 시점이었다.

곧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가 합병을 하게 되는데 이는 BIS 비율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물론 현재 15% 가량의 높은 BIS 비율을 유지하고 있어 큰 문제는 되지 않지만 타행 대비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민영화 특수에 따른 건전성 유지를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

먼저 시장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았다.

따라서 바젤Ⅲ에 충족하는 가격에 대한 기준 설정, 시장 형성을 통한 투자자 모집, 승인 절차 등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현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하던데.

사실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특히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건인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으로 발행돼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았다. 그래서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이번 발행을 위해 런던, 홍콩, 싱가포르의 넌딜로드쇼(NDR)에 참여해 프리미엄 조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투자자 1순위인 미국의 넌딜로드쇼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엔 투자자와의 컨퍼런스 콜을 통해 커버하고 구체적 발행 조건보다는 투자구조를 중심으로 투자자에게 설명해 모집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에 모든 힘을 쏟았다.

운명의 4월 23일, 아시아 시장에서 글로벌 발행을 공식 선언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투자자들의 열띤 호응으로 발행금액의 5배인 50억달러에 달하는 주문이 쌓였다.

지역별 비중은 아시아 41%, 미국 33%, 유럽 26%였으며 투자자 유형별로는 자산운용사 61%, PB 20%, 연기금 및 보험사 8%, 은행 9%, 기타 2%를 보였다.

-향후에도 글로벌 채권을 발행할 계획인가.

올해 하반기에도 필요하다면 규모를 줄여서 추가 발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원화 시장이나 외화 시장 중 택일해서 진행하겠지만 아직 확정은 못한 상태다.

특히 원화 채권시장은 바젤Ⅲ 이후 아직도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

원화 채권시장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우정사업본부, 국민연금, 생보사)이 바젤Ⅲ 기준의 투자절차, 내부 지침 등을 확립하는 상황을 봐서 발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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