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임상훈 교수

중·고령자에 적합한 직무개발 절실
업무효율성, 전문성 제고 기여할 것

▲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임상훈 교수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지금, 중·고령자 금융종사자들을 위한 전문성 있는 직무가 절실한 상황이다. 임금피크제를 시작하며 억지로 떠안는 업무가 아닌 그들이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전문성 강한 직무가 개발돼야 하는 것이다”

노사관계 전문가로 통하는 한양대학교 임상훈 교수는 현재 역피라미드 인사구조에서 중·고령자를 위한 새로운 업무구조가 이뤄져야 한다며 노사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한 사람이 여러 일을 맡으면서 업무 효율성의 하락, 또 전문성 있는 뱅커로 성장하지 못하는 문제점 등을 중·고령자 직무개발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임 교수는 지점장 업무를 예시로 들며 “현재 은행 지점장이 가지고 있는 직무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직원을 관리하고 평가하는 기획, 영업을 하는 마케팅, 감사업무”라며 “이 중 중·고령자 직원에게 감사업무를 떼어내 주게 되면 지점장은 일단 업무량이 줄어들어 다른 업무에 전념할 수 있을뿐더러 감사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니 감사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전문성이 강화되는 것. 이게 바로 자점감사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나의 예로 지점장 업무를 들었지만 금융권에서는 이같이 분리할 수 있는 직무가 수백개다”라며 “이런 식으로 직무개발을 나누면 금융권 직무는 굉장히 창조적으로 무궁무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상훈 교수는 해외사례를 들며 국내 업무 관리 패러다임도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는 기업이 성장할 때 직무를 고민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강한 중·고령자의 적합 직무가 많이 생겨났다”며 “예를 들어 해외는 옷 파는 가게에서 장사가 잘되니 한명을 더 고용하고 한명은 관리직으로, 한명은 영업직으로 두며 직무를 쪼갰다. 하지만 국내는 인원이 부족하니 뽑아놓고 여러 일을 시켜버리니 중·고령자를 배려한 직무가 생겨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삼성생명 등 보험업권에서 실시하고 있는 ‘출향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보였다.

출향제도란 모회사의 인력이 포화상태가 됐을 때 계열사 등에 인력을 밀어내 간접적인 모회사의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이다.

임 교수는 “원천적으로 출향제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출향제도는 일본에서 실시하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 방안인데 상당히 인위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초에 회사에서 A라는 사람의 능력을 보고 뽑았는데 구조조정을 이유로 자회사로 보내게 되면 A가 그 회사에 적응 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고 모회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회사가 그것을 분담해야 하는 것도 별로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앞으로 임금피크제와 상관없이 금융권에서 전문직으로 60세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런 직무개발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며 “금융산업 발전과 중·고령자의 직무개발을 위해서는 사측에서도 임직원을 위한 비용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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