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이컨설팅 전략컨설팅팀(SP팀) 배상기 이사

▲투이컨설팅 전략컨설팅팀(SP팀) 배상기 이사

<대한금융신문>‘금융시스템 1.0’은 과거 은행의 종합온라인 가동, 증권업계의 원장이관과 같이 업(業)에 대한 독자적인 운영 기반을 구축했던 시기를 말한다. 이후 시장개방, 규제완화, 금융 포괄주의에 따른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포스트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시기를 ‘금융시스템 2.0’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시스템 2.0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SMAC(Smart, Mobile, Analytics, Cloud),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 등의 등장과 함께 우리는 지금 ‘금융시스템 3.0’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등장 이전에는 금융업의 대고객 채널전략은 대면, 비대면 혹은 온라인, 오프라인 구분을 기초로 채널 유형에 적합한 고객의 ‘구매 여정별(Customer journey) MoT(Moment of Truth)’를 잘 설계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멀티채널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대면 채널은 비싼 원가에 적합한 수퍼노바(12-4-2)나 골든룰과 같은 법칙을 프로세스에 적용시켜 채널의 영업 성공률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했다. 비대면 채널은 저렴한 원가에 따른 셀프서비스 창구나 수동적인 케어센터 역할, 상품 나열 중심으로 대면의 보조채널로 포지셔닝했다.

따라서 고객의 입장에서 각 채널의 역할은 기업에 대한 총체적인 브랜드 경험이나 일관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기 보다는 고객이 필요한 개별적인 상품이나 서비스에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까지의 채널 개념은 고객이 ‘각 채널에 접촉한다’였다. 하지만 만물인터넷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의 고객은 ‘항상 채널 안에 존재하며 모두 연결돼 있는’ 존재다.

연결된 고객을 어떻게 우리 고객으로 잘 앵커링(Anchoring)할 것인가, 이것이 금융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들의 숙제이고 그 해답은 ‘옴니(Omni) 채널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금융업 채널은 대면과 비대면에서 동일한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뉴질랜드 ASB뱅크 페이스북 지점의 오프라인에 버금가는 상담 수준이나 네덜란드 SNS뱅크의 캐쉬리스(Cashless) 뱅크 및 프렌차이즈 전략을 보면 우리의 비대면 채널에 대한 풀 뱅킹의 최대 잠재치가 어디까지일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국내의 경우 올해 오픈한 온라인 펀드플랫폼인 ‘펀드 슈퍼마켓’은 증권사에 지불하는 추가수수료의 단계를 뛰어넘고 펀드를 한번에 투자할 수 있어 금융사 펀드몰을 한번에 잠식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옴니채널과 함께 가야 할 금융권의 또 다른 과제는 비대면 채널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잘 만들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다.

‘커넥티드 리테일’이라고 지칭되는 유통업의 옴니채널은 고객체험을 위한 오프라인 채널과 비즈니스 기회, 리드를 포착하기 위한 온라인 채널이 모바일, 사물인터넷, 만물인터넷을 통해 하나의 채널과 같이 고객에게 인식돼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옴니채널은 모든 채널이 하나인 것처럼 일관된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대면, 비대면 채널과 관계없이 첫 고객을 만나는 순간 ‘Zero Mot(Moment of Truth)’부터 고객이 금융상품을 구매하는 ‘First Mot,’ 다른 고객들에게 우리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공유하는 ‘Second Mot’를 잘 설계해 실행하는 것이 옴니채널 전략의 기본이다.

또한 대면채널의 골든룰이나 수퍼노바와 같은 성공 법칙을 비대면 채널에 어떻게 녹일 것인지, 비대면 채널의 용이한 접근성을 통해 확보한 주요한 고객기회를 대면채널에게 어떻게 적시에 제공해 유효 고객으로 견인할 것인지에 대한 것도 중요한 숙제다.

즉 옴니채널에 대한 설계는 채널전략에 머물러선 안되며 비즈니스 모델의 기본인 고객가치를 어떻게 유효하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관점에서 정의돼야 한다. 이제 몇몇 기업들은 숙제 풀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이 이미 채널 안에 있는 고객에게 어떻게 경험과 가치를 전달할지 그 결과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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