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액 늘고 자금모집 및 회수↓

엔젤투자자, 주요 투자자로 부상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지난해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투자액은 전년의 부진을 만회했지만 자금모집과 회수부분에서는 전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언스트앤영(Ernst & Young)은 글로벌 벤처캐피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3년 글로벌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2012년보다 2% 상승한 48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주요국들의 경제 상황이 개선되며 기업의 유동성이 증가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회복되는 등의 원인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자금모집과 회수 측면에서는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자금모집 부분에서는 전년대비 하락한 280억달러를 기록했다.

또 회수환경 측면에서도 전년보다 악화돼 벤처캐피탈의 출자를 받은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모두 감소했다.

다만 M&A 딜 평가액이 전년대비 상승하며 향후 회수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펼쳐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엔젤투자자들의 입지가 두드러졌다.

그동안 체계적이지 않았던 엔젤 투자의 체계가 조직화되고 투자풀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눈여겨 볼 것은 리스크를 피해 안정적인 후기단계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투자자들이 늘면서 발생한 초기단계 공백을 엔젤투자자들이 채웠다는 점이다.

엔젤투자자들은 리스크가 높은 창업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점차 주요 투자자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세계 주요국의 전체 벤처캐피탈 투자에서 엔젤과 인큐베이터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캐나다 20%, 인도 17%, 미국 12%, 유럽 11%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과 인큐베이터가 2007년 13.7%에서 2013년 25.5%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유럽에서도 엔젤투자자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2007년 4.6%에서 2013년 26.8%로 늘었다.

또한 전세계 벤처캐피탈 생태계에서 정부의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스타트업 보조 프로그램은 벤처캐피탈 생태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유용한 자금원으로 평가된다.

공적자금이 민간자금과 파트너십을 이룰 때 막대한 시너지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인터넷검색 업체 구글의 경우 미국 정부의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 계획(SBIR)’에 따라 알고리즘 개발 당시 미국 국립과학재단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영국 의학회 연구소도 벤처캐피탈의 투자가 있기 전부터 바이오 테크 분야의 기초연구를 지원하고자 연구비를 제공해왔다.

벤처캐피탈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세계 각국 정부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 연합은 벤처캐피탈사가 각 나라마다 등록할 필요 없이 운영이 가능토록 ‘패스포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가 운영하는 벤처캐피탈 펀드를 도입해 직접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정부나 연기금이 벤처캐피탈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채택하고 벤처캐피탈사들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유리하도록 세제를 재편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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