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이컨설팅 전략컨설팅팀(SP팀) 최홍근 이사

▲투이컨설팅 전략컨설팅팀(SP팀) 최홍근 이사
최근 은행 지점에 가본적이 있는가. 불과 몇 해 전만해도 지점 대기 인원은 보통 10명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2~3명으로 크게 줄었다. 대체 영업점을 꽉 채우던 고객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대면거래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공과금과 지로납부 업무가 온라인화된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가속되는 뱅킹서비스의 비대면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국내 은행에서는 이제 약 93% 이상의 뱅킹거래가 비대면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미국, 홍콩 및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도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뱅킹서비스의 비대면화는 전통적인 대면채널인 지점 중심의 영업에 치중해온 은행 입장에서 영업기회의 상실로 인한 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스마트 금융센터’ 구축을 통해 비대면 채널의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뱅킹거래의 비대면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보조채널의 역할에서 벗어나 수익채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C(Customer)-P(Product)-C(Channel)’ 전략의 실현이 필요하다.

먼저 비대면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의 마음(Customer)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점에서는 고객의 말이나 표정 등에서 다양한 금융 니즈를 파악하고 적합한 상품을 제안할 수 있지만 비대면 채널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생성되는 접촉정보와 관심정보, SNS를 통한 외부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비대면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의 성향과 채널이용 목적 및 행태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전략 요소는 비대면 전용상품(Product)의 구색을 갖추는 것이다.

흔히들 금융상품의 핵심 성공요인으로 금리를 꼽지만 복제가 쉬운 금융상품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는 결코 적절한 상품전략이라 보기 어렵다. 비대면 상품의 핵심 경쟁력은 가입절차의 단순화와 대외정보의 연계를 통한 상품가입 프로세스의 완결이라 할 수 있다.

고객행태 분석을 통해 차별화 된 케어서비스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케어(Care)’란 ‘나를 알아주고 언제라도 궁금증을 해소해 줄 수 있으며 전문성을 갖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주는 행위’를 말한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케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고객별 니즈에 기반한 상품출시, 이벤트 및 캠페인, 프로모션 전략,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등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상품판매 채널(Channel)로서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대면채널은 고급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한 고객 집중관리 채널로 재정립돼야 하며 비대면 채널은 고객의 상품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상품 특성을 고려한 대면과 비대면 간 프로세스 연계를 통해 고객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비대면 채널에서 고객이 필요한 상품정보를 탐색할 때 언제 어디서든 금융상품이 갖는 복잡성과 불안함을 극복할 수 있는 대면거래와 유사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전화뿐 만 아니라 채팅, 스마트폰 메신저, 콜백 등 고객이 처한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접촉 채널의 다양화가 요구된다.

일부 대면 조직에서는 최근 스마트 금융센터로 대변되는 비대면채널 전략이 자신들의 실적과 존재 가치를 위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고객은 더 이상 비대면의 경쟁력이 약하다고 해서 대면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객은 이탈하고 경쟁력은 저하될 것이다.

고객은 날로 스마트해지고 있다. 이제 고객을 사로잡으려면 금융이 더 똑똑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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