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증권사 직원···밤에는 드러머로 변신

일상생활의 스트레스, 밴드 활동으로 재충전

▲ 우리투자증권 고객지원부 이화린 주임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우리투자증권 이화린 주임은 도시에 어둠이 깔리면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다.

바로 5년차 직장인에서 10년차 인디밴드 음악인으로.

하루 종일 업무로 지쳤지만 연습실로 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은 가볍다. 같은 꿈을 꾸었던, 그리고 같은 꿈을 잃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이화린 주임에게 오히려 힐링타임이다.

이에 본지는 이중생활을 즐기고 있는 이화린 주임을 동행해 봤다.

Q.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밴드 활동을 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힘들진 않은가.

A. 사실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연습실에 오면 그 순간 피로를 잊는다. 오히려 힐링이 된다고 할까. 특히 작은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할 때면 에너지를 쏟아내기도, 호응해 주는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받기도 한다. 이 때 느끼는 성취감은 직장에서 얻는 성취감과 다르다. 즉 이곳에서 받은 에너지가 일상생활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Q. 밴드 활동이라는 게 일반 직장인이 하는 취미활동과 다르다. 혹시 사무실에서 눈치를 주진 않는지.

A. 오히려 직장 선배나 동료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응원을 해준다. 지금 증권사에서 맡고 있는 업무가 고객 상담이 주인데 하루 종일 고객 상담을 하다보면 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많다. 모두들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데 스트레스를 해소할 창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음악 활동을 하는 나에게 부럽다고 말하는 것 같다.

Q. 밴드에서 여성이 드럼을 치는 경우가 드물다. 언제부터 밴드 활동을 하게 됐나.

A. 처음 드럼을 배운 것은 대학 동아리부터다. 동아리 가입을 위해 실용음악학원에서 친구와 기타를 배웠는데 그 친구가 기타를 치니까 나는 드럼을 배워서 함께 연주하고픈 욕심이 생겨 드럼을 배우고 밴드 동아리에 가입하게 됐다. 졸업 후에는 홍대 인디밴드에서 활동하다 지금의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밴드 생활을 한 지 10년. 지금의 팀과는 1년 정도 됐다.

Q. 일반 직장인 밴드와는 다른 것 같은데 차이점이 있다면.

A. 사실 직장인 밴드와 인디밴드는 큰 차이가 없다. 모두들 음악을 계속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다. 우리 역시 팀원 중 절반이 음악 외 각자의 직장을 다니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부터 외국계 기업까지 다른 직장인 밴드와 구성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보다 높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올 하반기 싱글앨범을 낼 계획인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밴드 리더로서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A. 직장을 다니면서 본인이 원했던 꿈을 이어가는 게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직장에서 응원해주는 동료들, 음악에 대한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참여해 준 밴드 친구들 모두에게 감사한다. 밴드 리더로서 각오 보다는 지금처럼 앞으로도 계속 음악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 (사진 왼쪽부터)이석찬, 임진랑, 이민주, 이화린, 이지훈.
*인디밴드 레이디 고디바

이화린 씨(드럼)를 필두로 이민주(보컬), 임진랑(기타), 이지훈(기타), 이석찬(베이스) 등 5명이 2013년 의기투합해 모인 인디밴드다.

대기업 사원부터 학생까지 낮에는 각기 다른 일상생활을 살고 있지만 밤이 되면 음악으로 뭉친다.

밴드명 레이디 고디바는 자신의 희생으로 세금 감면을 이끌어 냈던 영국의 백작 부인 고디바(Godiva)를 착안해 이름을 정했다. 밴드명처럼 본인들의 작은 희생으로 음악을 널리 알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대표곡은 ‘열병’.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강렬한 드럼 비트와 귓등을 자극하는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블루스하드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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