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진출 논의…카드사와 경쟁 아닌 협력 원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너제이에 위치한 페이팔 본사 전경.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우리에게 한국은 중요한 시장입니다. 현재 한국 금융당국과 인·허가에 대한 논의에 있는데, 우리는 하루 빨리 진출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미국 모바일결제 시장의 50%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페이팔(Paypal). 국내 지불결제 시장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페이팔의 국내 진입여부는 지금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다.

페이팔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간편결제사, 다시 말해 결제대행업체(PG사)다.

쇼핑몰 이베이(ebay)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담당하며 전 세계 1억4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페이팔은 승승장구 중이다. 미주는 물론 유럽지역과 호주·중국·러시아·싱가포르 등에 진출해 26개 화폐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계정 간 거래액은 2013년 말 기준 1800억달러로 집계되며 2011년 1180억달러 대비 52.5%나 증가한 성과를 보였다.

국내에는 우회적으로 진출해 있다. 현재 하나은행, KG이니시스와 제휴해 국내에서 일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SK C&C와는 북미 모바일 커머스 사업에서 협력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가 간편결제시장에 대한 규제를 풀고 PG사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 페이팔 국내 공식 진출이 좀 더 가시화되는 조짐이다.

페이팔 글러벌이니셔티브 애뉴 나야(Anuj Nayar) 상무는 “우린 이미 한국에 조금 진출해있다. 제한적으로 국경 간 영업(limited cross board business)을 하고 있으며 향후 확장할 예정”이라며 “현재 한국 규제 당국과 필요한 인허가를 받기 위해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며 페이팔은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출 시기는 한국 금융당국이 키를 쥐고 있다고 본다”며 “한국은 물론 아직 미진출한 국가에 빨리 진출하고 싶다”고 전했다.

페이팔 측은 한국 결제시장의 개인정보보안의 중요도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그는 “페이팔의 지난 15년간 역사를 돌이켜보면 우리가 얼마나 보안을 잘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안전하고 보안성이 있는 결제가 진행돼야만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으며 글로벌 베이스로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면 새로운 매출과 수익창출의 기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실제 페이팔은 1만4000명의 임직원 중 총 500명(20개국) 상당이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 근무할 정도로 보안투자에 관심이 많다.

기본적으로 다층방어 시스템을 구축해 허위창구 판매자의 위장판매 등과 같은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고 다양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으로 해킹 및 보안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페이팔의 부정사용 손실률은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지난 분기 손실률은 0.33%를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 전체 부정사용 손실률(1%)보다 낮다.

페이팔은 한국 영업에 있어 카드사 및 여타 PG사와의 협력관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애뉴 상무는 “우리는 카드사와 협력적으로 일할 것”이라며 “그들은 펀딩 소스(funding source)를 가지고 있고, 페이팔은 IT에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페이팔이 세계에 많은 시장을 확보하고 있고, 결제 수단으로서 신뢰를 주고 있기 때문에 카드업계가 믿고 협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페이팔의 한국진출이 국내 카드 및 결제시장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실제 국내 결제 시장 관계자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페이팔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페이팔의 등장은 국내 PG산업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라며 “국내는 PG사 역할에 대한 정의도 명확하지 않고 시스템 정립도 되지 않았는데 투명성과 보안성을 두루 갖춘 페이팔을 통해 시장이 한층 성숙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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