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

▲ KB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
최근 5년간 한국인의 소비 형태는 얼마나 변화했을까? 그리고 그 원인은 무엇일까? 2009년과 2014년의 업종별 신용카드 이용액 비교 분석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본다

최근 카드 소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소액 결제의 증가’로 전체 카드 건수 중 건당 1만원 이하의 결제 건이 약 42%에 달한다.

소액 결제의 증가는 한국의 평균 가구원수(家口員數) 감소와 맞물려 외식 업종 전반의 소비 형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고 혼자서도 즐기는 경우가 많은 패스트푸드(142%), 커피전문점(452%), 중식점(143%)에서 카드 소액 결제가 급증한 반면, 가구원 수의 감소로 가족 단위 이용이 많은 패밀리레스토랑 및 뷔페의 이용이 감소한 것이다(괄호 안 수치는 2009년 대비 2014년 해당 업종의 카드 이용액 증가율, 체크카드 포함, 법인카드 제외).

또한 대량 구매나 고가의 물품 구매가 상대적으로 많은 할인 마트나 백화점의 매출은 감소 추세인 반면 필요한 만큼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슈퍼마켓(120%)과 편의점(353%)의 매출이 급증했다.

역시 소액 결제 증가 및 평균 가구원수 감소가 그 원인이다.

다른 업종은 어떨까? 스마트 폰과 IP TV의 대중화 등 디지털·모바일 기술의 확산으로 서점(-15.5%), DVD·도서 대여점(-10.7%), 음반 판매점(-10.6%)의 카드 이용액이 감소한 점이 눈길을 끈다.

반면 전자 상거래 사이트의 카드 이용액은 5년 만에 175%나 증가했다.

한편 ‘고령화’와 ‘건강·레저에 대한 관심 증대’로 건강진단센터(205%), 요가(146%), 볼링장(155%), 스키장(146%), 자전거 판매점(89.9%) 등의 카드 이용도 크게 증가한 반면 소비 심리의 위축으로 나이트클럽(-51.4%), 유흥 주점(-20.4%) 등 유흥 업종의 카드 이용은 크게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특정 물품만을 판매하는 전문 소매점(Category Killer)의 쇠퇴이다.

주류 전문점(-10.3%), 피아노 판매점(-14.9%), 총포류 판매점(-2.6%), 선물 전문점(-24.6%) 등의 카드 이용이 감소한 것이다.

반면 미용원(103%), 세탁소(367%), 용역 서비스업(412%), 화물 운송서비스(85.3%), 컴퓨터·통신기기 수리점(78.4%), 가정용품 수리점(239%) 등 전문 서비스업의 카드 이용은 크게 증가했다.

다시 말해, 소매업은 ‘탈 전문화’, 서비스업은 ‘전문화’ 트렌드가 향후 한국인의 소비 행태 예측에 키워드로 손꼽힐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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