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

러시아는 지난해 3월 초 크림반도 합병 이후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갈등이 심화되면서 서방의 경제제재와 러시아의 역제재 등으로 경제가 침체에 빠진 가운데 지난해 말 시작된 유가하락으로 경제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고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나타나면서 러시아 경제의 위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1998년 소버린 디폴트 때와 달리 38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와 재정건전성 등 여러 부문에서 대응능력이 높은 상황이다.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세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2100억달러, 900억달러 규모의 정부 Reserve Fund(석유와 가스 판매 수입이 예상치에 미달할 때를 대비해서 만든 자금, RF), 800억달러 규모의 National Wealth Fund(국부펀드, NWF)이다.

특히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달러, 유로, 파운드 등 글로벌 주요 통화 또는 글로벌 우량 등급(무디스 A2이상)의 외화자산에 투자돼 있다.

전체 외환보유고 중 40%에 달하는 RF와 NWF도 유동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돼 있어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필요에 따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중앙은행은 지나치게 많은 돈(약 1000억달러)을 루블화 방어를 위해 사용하면서도 루블화 가치 급락을 저지하지 못해 외환보유고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루블화 급락 시에도 외환보유고 사용에 신중해지면서 루블화 급락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2015년 GDP성장률이 5% 이상 위축되고 루블화 급락과 민간업체의 디폴트 등의 심각한 금융 및 경제 위기상태로 연결되면서 두세 차례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일부에서는 유가하락 등 경제환경이 약화되면서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개입을 멈추고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져 있고, 유일한 해결책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방식을 가장 선호하겠지만 푸틴이 유라시아 공동체를 통해 강한 러시아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특히 80%에 달하는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에서 보듯이 푸틴은 여전히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더욱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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