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은 떨어지고 인건비는 늘어나고

우리銀 결국 고참 직원 특별관리 나서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앞으로 고참 은행원들은 지점 내에서 눈칫밥을 먹고 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인사부는 고연령·고호봉 직원 특별우대 및 인사관리 방안 공문을 게시했다.

말이 좋아 특별우대지 고연령·고호봉 직원들을 별도 관리하고 부진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경고장 발송 등 인사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 은행원은 “나이 많고 호봉 높은 사람들은 특별관리를 받아야 할 만큼 무능력하다는 것이냐”며 “은행에서 무조건 고연령·고호봉자를 비효율적인 인사로 치부해 영업 현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우리은행이 공개적으로 고연령·고호봉 직원들을 거론한 이유는 인사적체 현상을 해결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우리은행의 인력구조는 지점장 및 부장 비중이 22.2%(3314명)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이 스스로 나가지 않는 이상 밑의 직원들의 승진은 더딜 수밖에 없다.

특히나 우리은행은 지점 수를 늘릴 계획이 없어 앞으로 지점장이 되긴 하늘의 별따기란 푸념도 들린다.

일각에선 은행원들의 임금체계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대부분 은행은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권의 인건비는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실제 신한·국민·우리·하나·외환·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6곳의 최근 4년(2010~2014년)간 인건비(급여+퇴직금) 현황을 살펴보면 모두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인건비는 이 기간 1조14억원에서 1조7349억원으로 급증했다.

인건비 상승률만 73.2%나 된다.

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1조5920억원에서 2조1500억원으로 5580억원 증가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생산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지만 인력 구조는 고참급이 많아 인건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정년이 연장되면 급여체계 개편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 지점장으로 구성된 관리자노동조합이 최근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2월 2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서울지역본부에 가입하며 자신들의 권익 찾기에 나선 것.

우리은행 관리자노조는 지난 2006년 설립 당시 큰 이목을 끌었지만 경영진의 눈치로 인해 큰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그러나 최근 임금피크 대상자가 늘어나고 정년연장과 같은 사회적 이슈가 대두되면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은행 관리자노조의 조합원은 120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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