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유럽 최대 은행인 HSBC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자산 및 인력 감축과 사업 재편 등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방침이다.

특히 HSBC는 일부 글로벌 지점 및 투자은행 부문 축소와 브라질, 터키 지역 사업부문을 철수하는 한편 향후 성장잠재력이 높은 중국 및 아시아 지역으로의 영업확대를 통해 그룹 자산을 재배치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HSBC는 전체 위험가중자산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2900억 달러 규모의 자산감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절반 정도는 저수익 고객, 자산 및 장기 이자율스왑과 일부 투자은행 부문 축소를 통해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는 손실을 내고 있는 브라질 및 터키 사업부문에서의 철수, 상업은행 부문 축소 및 미국 모기지 포트폴리오의 점진적 감소 등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5만명 정도의 인력 감축이 예상되는데, 이는 전체 HSBC 임직원 26만6000명 가운데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부 투자은행 부문 철수를 통해 2만5000명의 인력을 줄이고, 브라질 및 터키 지역 철수로 2만5000명의 인력이 추가로 감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앞서 HSBC는 2011~2013년 이미 4만명의 인력을 감축한 바 있으며, 이번 구조조정으로 글로벌 지점 네트워크가 12% 축소될 전망이다.

이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축소된 자산 중 1800~2300억 달러 정도가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아시아 지역, 특히 중국에 투자되며, 5만명에 달하는 인력 감축도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HSBC의 중국 지역 영업은 홍콩 일부에 집중돼 있으며, 2014년 말 고객예금 규모는 430억 달러에 불과하다. 중국본토 내 지점도 영국 전체의 5분의 1 미만인 175개 수준으로 충분히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HSBC는 주강삼각주(Pearl River Delta) 지역의 모기지, 보험, 신용카드를 통한 리테일 고객 영업과 역외 무역금융 및 투자은행 상품을 통한 기업고객 영업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아시아 지역 영업 확대를 통해 지난해 7.3%였던 ROE를 2017년 1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인데, 아시아 지역 투자 확대와 함께 영국 런던의 본사를 홍콩 또는 싱가포르 등 아시아로 이전하는 문제도 검토 중이다.

HSBC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의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나, 업계 내에서는 이익 기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HSBC는 최근 외환시장 개입 및 금리조작 등과 관련해 거액의 벌금을 지불한데다 스위스 지점에서의 탈세 방조 혐의 등으로 은행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며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 및 아시아 시장 강화 전략은 규제 압력 및 저금리 하에서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내부에서는 ROE가 낮은 사업을 축소하는 HSBC의 전략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보면서도 이를 통해 2017년 ROE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국내 은행들 역시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 환경 지속에 따른 성장세 둔화 및 수익성 악화 등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창출 능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수익성 회복을 위한 사업구조 재편 방향 모색 및 운영 효율성 제고와 함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해외진출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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